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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왕국’ 가야의 말 갑옷, 실제 화살을 막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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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5 09:58:55 수정 : 2025-11-05 13:23:25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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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시대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100여기 대형 고분과 수천기의 중소형 고분이 모여 있는 최대 규모의 고분군이다. 그중에서도 8호분은 말 갑옷을 비롯해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 사람 갑옷과 투구, 둥근 고리가 달린 긴 칼 등이 발견돼 ‘철의 왕국’ 가야의 문명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기마무사는 어떤 모습으로 아라가야를 활보했을까. 가야의 말 갑옷은 쇠 화살을 막아낼 수 있었을까. 철의 왕국의 기술력을 추정할 수 있는 실험이 최근 실시됐다.

사진=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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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함안 말이산 8호분에서 출토된 말 갑옷 재현품에 쇠 화살을 타격하는 실험 영상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타격 실험은 각 갑옷 재현품에 쇠 화살을 타격해 탄소 함량과 실제 방어 성능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0.8%의 탄소 함량으로 제작된 경·흉갑(목과 가슴을 보호하는 갑옷)은 강도와 경도가 확보돼 관통되지 않고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 함량 0.2%로 제작된 신갑(말 옆구리와 배 부분 등 몸통을 보호하기 위한 갑옷)의 경우, 충격에 취약해 화살 타격에 의해 쉽게 관통됐으나 철판이 겹친 부분에서는 말의 몸체까지 손상이 이어지지 않았다. 여러 장의 작은 철판을 가죽 줄로 이어 붙여 만드는 찰갑(札甲)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가죽 부분이 끊어지더라도 갑옷 전체가 쉽게 파손되지 않으며, 추후 보수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연구소는 가야 갑옷이 단순한 철판 보호구가 아니라, 겹겹의 방어층을 형성하여 실전에서 충분한 방어 기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고대 가야가 단순히 갑옷을 제작하는 수준을 넘어 탄소 함량 조절을 통해 방어 성능을 강화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당시 금속 가공 기술이 상당히 발전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가야의 철기 제작 기술과 병기 운용 방식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타격 실험의 전 과정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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