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 전문기자 출신 홍혜걸 박사가 지난 7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감독(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을 추모하면서 자신도 ‘폐암’이라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하루도 안 돼 그의 아내인 의학박사 여에스더씨는 “남편 홍혜걸은 폐암이 아니다”라고 밝혀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씨는 지난 8일 홍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비온뒤’ 채널에 출연해 배우자인 홍씨의 ‘폐암 투병설’을 반박했다. 홍씨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은 엄밀한 의미에서 폐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 ‘간유리음영’이라고 밝혔다.
여씨는 ‘홍혜걸 폐암 아니다’ 제목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남편 홍혜걸은 암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씨는 “간유리음영은 대부분의 경우 조직 검사를 해보면 폐암세포(폐선암)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편이 폐에 이 결절이 발견되고 폐암 클리닉에 등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간유리음영의 경우 조직검사를 해보면 대부분 폐암세포가 나온다고 한다”라면서 “암세포가 있는 것과 임상적으로 암을 진단받았다고 하는 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여에스더는 “남편은 조직 검사를 하지 않았고 3년 동안 크기도 커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유 전 감독 추모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폐암을 언급했던 홍씨는 “저는 엄밀한 의미에서 폐암이 아니다”라며 언론 기사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차분하게 제 상황을 설명하고 암에 대한 작은 통찰을 드리고자 올린 글인데 이렇듯 오해가 난무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저는 간유리음영으로 혹이라기보다 부스럼 덩어리 정도로 보는 게 옳다”라고 설명했다.
홍씨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상철 님이 췌장암으로 숨졌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저도 좌측 폐에 1.9cm 간유리음영, 꽤 큰 것이 있다. 조직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 한다”며 자신의 상태를 밝혔다.
이어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에 최대한 미루고 있다”면서 “제가 제주에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받기 때문”이라며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 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연구 결과를 언급한 그는 “안타깝게도 암도 운이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무작위로 생긴다. 유상철님의 췌장암이 그가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서 혹은 부모로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저도 처음 (간유리음영) 진단받은 후 많은 걸 내려놓았다”면서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다. 물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제 선택이니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혜걸은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라는 말을 주고받는다”며 “이는 매사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는 뜻이다. 여러분도 ‘감행조’하시라”며 글을 맺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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