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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서 본 ‘메마름의 풍성함’ 김지영 사진전

입력 : 2008-03-04 13:43:45 수정 : 2008-03-04 13: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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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설치작가 김지영 사진전
◇마른 갈대
오랜 시간 황량한 들판과 사막에 매료되어 이곳저곳 헤매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타지에서 내가 찾은 자연은 숲이 우거진 산림이나 파도가 너울대는 영롱한 바다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캘리포니아의 사막 길을 달리며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광활한 대지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곤 하늘 아래 혼자인 것만 같은 쓸쓸함과 웬지 모를 환희에 젖곤 했다. 이런 알 수 없는 취향은 순천만에 이르러 과거 작업 속 흔적으로 흘러갔다.

순천대 교수이자 영상설치 작가인 김지영이 7일∼12일 사진아트센터 보다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연다. 요즘 작가 앞에 펼쳐진 순천만 풍경을 담은 것이다.

“내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메마름에 대해 생각한다. 광합성의 부족으로 누렇게 변색된 것이 아닌 이를 거부하는 한 무리의 반항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석양을 벗 삼기에 제격인 갈대의 일몰에 심취한다. 그럴쯤 , 한바탕 썰물이 빠져나간 뻘의 갈라진 틈 사이로 물이 고인다. 깊이 파인 주름과 같은 세월의 흔적을 애써 메우려 하는 몸짓 같다.

“웬지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라는 미당의 시구가 떠오른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듯 아름다움을 역설하는 메마름의 광경은 그 자체의 풍성함으로 나에게 관조의 시간을 허락한다.” 7∼12일 서초동 갤러리 보다 . (02)3474-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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