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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조민아 "쥬얼리 출신 꼬리표, 나에게는 '팁'"

입력 : 2008-04-17 10:32:53 수정 : 2008-04-17 10: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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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대학로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온에어'에서 김순정PD 역을 맡은 조민아와 인터뷰를 시작하며 "많이 들은 이야기겠지만…"란 서두를 꺼내자마자 "예 무슨 질문 할지 알고 있습니다"라는 답변이 바로 돌아왔다. 현재 2명의 멤버를 교체하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그룹 쥬얼리에 대한 이야기다. 2006년 11월에 탈퇴 이전 작품까지 포함해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벌써 4번째 올라가지만 조민아는 '쥬얼리'라는 그룹과 동일시 되어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이미 알고있지만 한번은 짚고 가야하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쥬얼리 멤버들과는 사실 연락을 자주 못해요. 서로 미니홈피 1촌이라 근황을 확인하는 정도죠. 분야가 다르다보니 아무래도 가수들보다는 연극이나 뮤지컬쪽에 있는 사람들과 주로 연락을 하게 되죠.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요. 가족이라는 것이 늘 보고, 챙겨주고 하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하잖아요. 그러 것처럼 쥬얼리는 저에게 가족과같은 존재에요"

쥬얼리를 탈퇴하고 난 뒤 조민아에게 '쥬얼리'는 꼬리표였다. 그녀가 무대 위에 서게 되면 사람들은 '쥬얼리' 조민아가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을 봤고 횟수가 더해갈수록 '배우'로서의 조민아를 보기 시작했지만 지난 해까지 여전히 '쥬얼리' 조민아가 남아있었다.

"처음 무대에 섰을 때 사실 저는 사람들이 저를 '배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과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욕심을 버리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하게 된 생각이 '쥬얼리'가 꼬리표가 아닌 '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무대에 이렇게 좋은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노래라는 친숙한 코드를 가지고 있었던 가수 출신이기 때문이거든요."

조민아가 쥬얼리로 활동할 때 늘 남성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환호 속에서 무대에 올랐고 다시 환호 속에서 무대를 내려왔다. 그런 무대가 아닌 다소 조용할 수도 있는 지금의 무대 위에서의 '조민아'란 배우는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제가 욕심을 버리면서 모든 평가는 관객들에게 맡기기로 하면서부터 편안해졌어요. 그러면서도 저를 이제 막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의 긴장감이나 이런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늘 하죠. 그러다보니 관객들의 평가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최근에 본 후기는 어떤 분이 공연을 보는 동안 저인 줄 모르다가 공연을 끝나고 봤는데 조민아란 사실을 알았다는 평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수수하게 나오고 사실 이전에 쥬얼리 시절 많은 박수를 받던 사람이 하던 그런 이쁜 역할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조민아였더라'라는 평가를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어요. 전 저를 몰라(?)주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극 중 조민아의 캐릭터는 자기를 잘 꾸미지도 못하고 덜렁거리는 라디오PD 역이다. 유명 연예인이자 자신의 프로그램 DJ를 맡고 있는 알렉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조민아와 라디오PD 김순정은 얼마만큼 성격이 일치할까.

"저와 김순정은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 잘 웃고 잘 울고 감성도 풍부한 그런 부분들이요. 또 외향적이고 사람들과 일을 굉장히 좋아하는 면도 닮았어요. 어떻게 보면 내적인 면이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전 제가 연기할 김순정을 보면서 단지 무대 위에서 행동으로 표현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김순정이라는 사람이 누굴까, 어떻게 태어났으며, 친구들은 누굴까라는 의문에서 출발을 했죠. 그러다보니 꿈도 김순정으로 변한 제가 라디오부스에 있는 꿈을 꾸기도 했어요"

조민아는 스스로 눈물이 많다고 한다. 쥬얼리를 나온 후 해체설이 나오자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감성노트를 쓰기 시작했고 그 안을 채운 것은 당시의 답답했던 심정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카운셀링 역할 할 정도로 낙천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은 거꾸로 남에게 의지하지 못하는 '버릇'을 만들었다. 때문에 조민아는 자신이 속내를 털어놓는 사람들이 강타나 김경란 아나운서, DJ DOC의 정재용, 김장훈, 춘자 등 대부분 언니나 오빠들이다.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본인이 힘든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고 말한다. '강한' 조민아는 그렇게 여렸다.

"쥬얼리 해체 이야기가 나올 때 속상했죠. 제가 그 이야기에 일조한 기분이 들어서요. 그런데 거기에 솔직히 섭섭했던 것도 있어요. 그 전 회사에서 제가 가수활동에 한계를 느껴서 그만두었다고 말했는데 사실 그 당시 제가 뮤지컬 '달고나'에 출연 중이었거든요. 만일 가수의 한계를 느꼈다면 노래를 아예 하지 않았겠죠. 그런데 전 노래를 너무너무 사랑하거든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속상해서 술도 마시고 덕분에 당시에 술도 늘었어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욕심은 있지만 노래와 연기가 어울려진 뮤지컬 무대에 대한 욕심을 특별하게 드러내는 조민아가 뮤지컬 배우로서 바라보는 롤모델은 누구일까

"최정원 선배님을 존경해요. 예전에는 제가 나오는 뮤지컬의 노래만 연습했는데 요즘은 최정원 선배님이 뮤지컬 작품에서 나오는 노래를 연습해요. 최정원 선배님과 같은 아우라를 갖고 싶다기보다는 그 모습 자체를 따라가고 싶은거죠. 무대에서 관객들이 저절로 박수를 치고 시선이 따라가게 되는 배우 말이죠"

조민아는 자신이 카멜레온 같은 배우를 꿈꾼다고 했다. 어떤 장르를 하든 그에 잘 어올리는 옷걸이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배우 말이다. 짧은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조민아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쥬얼리 멤버'에서 소박하지만 관객들과 동화될 수 있는 '배우'로 탈바꿈해 서 있었다.

장소=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사진 박효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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