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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훈 전 장관 국립현대미술관장 임명…미술계 기대半 우려半

입력 : 2009-02-24 09:37:08 수정 : 2009-02-24 09: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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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문외한… 민영화 수순 아니냐”
“CEO형 관장 침체분위기 활력 넣을 것”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되자 미술계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CEO형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침체된 미술관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와 미술을 경영과 산업 논리로만 다룰 것이라는 우려다.

일단, 미술계는 뒤늦게라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정해진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11월 김윤수 전 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계약이 해지된 뒤 3개월 반 동안 공석으로 있었다. 전임자들의 계약만료로 학예실장도 두 달 넘게 비어 있다. 또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전시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우전자 회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배 관장은 이력이 미술과 무관한 ‘비전문가’ 관장이다. 미술 분야를 잘 아는 미술통 관장을 원했던 미술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아내와 아들 등 가족이 미술 관련 일을 한다지만, 본인이 미술 문외한인데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장 자리에 오른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경영논리를 내세운 배 관장의 취임이 국립현대미술관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06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된 뒤 수익에 신경써야 할 처지가 됐다. 게다가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책임운영기관의 민영화 계획을 밝히기까지 했다. 민영화가 되면 운영과 재정이 독립돼야 하므로 수익사업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관이 된다. 미술계는 이렇게 되면 미술관이 본업인 소장품의 수집·연구보다는 흥행성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 유치 등 수익성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관람객 수 감소와 내홍 등 침체를 겪었던 미술관에 CEO형 관장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배 관장이 정·재계 인맥을 바탕으로 미술관과 미술계에 힘을 실어 미술계 발전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또 최근 기무사터에 서울 분관 설립이 확정된 이상 이를 정부 인사와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기무사터 이전 등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며 “배 관장이 미술을 모른다는 게 약점이지만 유능한 학예실장을 발탁해서 경영과 학예를 따로 분리해 각 분야를 전문직이 맡게 되면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찬규 화랑협회 부회장은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결정된 이상, 배 관장이 관료와 경제전문가로서 쌓아온 경력을 활용해 경영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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