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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IT 끊임없는 소통…장벽없는 블로그세상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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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8-04 22:24:05 수정 : 2008-08-04 22: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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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블로고스피어]야후코리아 명승은
블로그를 개인 일기장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상당수는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에 큰 비중을 둔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 남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는 것은 가슴 떨리는 경험이다. 평범한 블로거를 일약 ‘스타’로 만드는 힘은 바로 소통에서 비롯된다.

야후코리아 명승은(35) 차장은 대중에게 소통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파워 블로거다. 미디어, 인터넷, 정보기술(IT)을 화두로 끊임없이 네티즌과 소통을 시도한다. 그가 운영하는 ‘링블로그’(www.ringblog.net)는 하루 방문자 1만명, 정기 구독자 2400명에 이를 만큼 인기가 높다. 명씨를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링블로그’는 어떤 뜻인가.

“원래 그런 용어가 있다. 카페나 동호회는 하나로 뭉쳐 있지만, 블로그는 서로 떨어져 있다. 블로그들 간의 느슨한 카페 역할을 해주는 게 바로 링블로그다. 우리나라 포털사이트는 서로 장벽을 쌓아 놓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와 다음 블로그는 각자 따로 논다. 이러면 안 된다. 블로그가 하나로 엮이는 세상을 구현해보자는 뜻에서 링블로그를 만들었다.”

―스스로를 ‘1인 미디어’로 규정하나.

“그건 남들이 평가할 몫이다. 보는 사람이 미디어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이지 내가 주장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지금은 수요자 위주의 시장이다. 특히 인터넷은 ‘푸쉬’(push)가 아니고 ‘풀’(pull)의 시장이다. 남들이 끌어당겨야지 내가 민다고 되는 게 아니다.”

―블로그 애독자들과 오프라인 모임도 갖나.

“일부러 자주 하려고 한다. 내가 강연을 많이 나가는데 대부분 블로그 독자들이 청중으로 온다. 다른 파워 블로거들과도 교류하려고 노력한다.”

명씨는 IT 분야 월간지와 인터넷 매체에서 오랫동안 기자로 일했다. 하지만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그는 자신의 정체를 감췄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기자와 블로거로 ‘공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왜 기자인 것을 숨겼나.

“내가 속한 언론사와 논조가 다를 수 있다는 문제 때문이다. 매체의 논조와 내 개인의 논조가 서로 다르면 독자들이 혼란을 느낄 것 아닌가.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은 자꾸 매체의 색깔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서…. 그냥 업계 관계자처럼 행세했다. 나중에 아는 사람들이 다 눈치를 채버려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게 됐다.” (웃음)

―기자인 동시에 블로거인 경우 어떤 문제가 있나.

“기자의 글쓰기는 항상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블로거는 그런 글쓰기로는 주목 받기가 힘들다. 읽는 사람들도 속이 시원하지가 않다. 나의 경우 기자 시절에 보도자료가 오거나 인터뷰를 하면 기사용과 블로그용 글을 따로 썼다. 여기서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개인 블로그에 사적 용도로 쓸 수 있느냐’와 같은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많은 기자들이 같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전에 포털사이트를 비판하는 글을 많이 썼는데 야후코리아에 입사했다. 이유가 뭔가.

“원래 기자는 10년만 하는 게 목표였다. 업계를 제3자가 아닌 당사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싶었고, 비지니스도 알고 싶었다. (포털사이트를) 바꾸려면 밖에서 욕하는 것보다 직접 안에서 바꾸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조직 안에 들어와야 바깥의 비판을 어떻게 수용할지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

요즘 포털사이트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다. 여당 의원들은 갖가지 규제법안을 내놓으며 관련 업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직접 몸담고 있는 명씨의 생각은 어떨까.

―정부·여당의 인터넷 규제 추진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업계 사람들과 더 대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해선 조롱만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의 탈선을 규제할 법은 기존에도 많이 있다. 사생활 침해, 모욕, 유언비어, 괴담 등을 형사처벌하는 법조항이 이미 다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는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그냥 현상만 따라가다간 3년마다 한 번씩 법을 바꿔야 할 것이다. 또 네티즌들이 국내를 떠나 해외사이트를 전전하는 것은 어떻게 규제하나. 정치권의 움직임에서는 개념과 지식, 철학을 찾아볼 수 없다.”

―포털사이트에도 많은 문제가 있지 않나.

“사회가 진화하면 부작용이 생기고 또 거기에 맞는 해결책이 나온다.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다. 너무 조급하게 굴 필요가 없다. 지금 생각났다고 규제법안 하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불만 세력이나 익명성을 악용하는 세력은 항상 있다. 하지만 그 반대편엔 그걸 정제하고 순화하려는 노력이 또 있는 법이다. 미디어는 자율규제가 원칙이다.”

―우리 블로그 문화에 대해 말해달라.

“관련 산업이 생겨나야 한다. 블로그가 미디어 시장에 편입돼야 한다. 더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지식과 상상력, 해석 능력을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 그럴려면 적당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많은 블로거가 ‘난 힘이 없다’며 자학한다. 그들의 힘을 북돋워주고 싶다. 나를 봐라. 기고, 강연, 학자들과의 토론, 업계의 방향성 제시 등 블로거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다양한가. 더 힘을 내야 한다. 그럴수록 블로그의 산업적 가치와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도 점점 커질 것이다.”

기획취재팀=김용출·김태훈·김보은·백소용 기자

kimgija@segye.com



◆프로필

▲1973년 3월30일 서울 출생

▲1992년 우신고등학교 졸업

▲1999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99∼2007년 PC 관련 월간지와 온라인 매체 등에서 IT 전문기자로 근무

▲2007년 7월 야후코리아 입사

▲저서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2008), ‘하드디스크 관리기술’(2004), ‘청년재테크’(2004·공저), ‘IT 벤처 해외진출 성공 사례기(2001·공저)

▲2006년 온라인미디어뉴스 선정 ‘올해의 온라인 저널리스트’ 3위

▲2006, 2007년 연속 올 블로그 ‘톱 100 블로거’ 선정

◆명승은이 제안하는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한 팁

1. 항상 꾸준하라. 그래야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2. 타인과 교류하라. 섬처럼 지내면 블로고스피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3. 틀렸으면 바꿔라. 신뢰는 틀렸다고 인정하는 자에게 주어진다.

4. 중독되지 말라. 블로그는 세상의 일부일 뿐이다.

5. 일단 시작하라. 블로그는 시작하면 즐겁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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