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베이징의 중파이국제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의 친필 옥중휘호라는 작품이 55만위안(약 8300만원)에 낙찰되고 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
21일 중국 베이징의 아시아호텔에서 열린 예술품 경매회사인 중파이(中拍)국제 경매에서 안 의사의 옥중휘호라고 주장하는 작품이 최고 응찰가인 55만위안에 팔렸다. 당초 경매 시작 가격으로 고시된 50만위안(7500만원)보다 낮은 42만위안(6300만원)에서 시작된 경매는 4∼5명이 참여했으며 비공개로 입찰한 인물에게 55만위안에 낙찰됐다.
경매회사인 중파이국제 관계자는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전화로 경매에 참가한 중국인이라는 것 외에는 공개할 수 없다”며 “이는 우리 경매회사의 고객 서비스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경매의뢰인인 중국인 리잉이(李英億·45)는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영웅인 안 의사의 작품은 가격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경매낙찰가에 만족이나 불만이 있을 수 없다”며 “소장하고 있는 김홍도의 작품 2점도 다음 번 중파이국제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잉이는 1989∼90년쯤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 다스챠오(大石橋)에서 70대 노인에게 안 의사 작품 1점, 김홍도 작품 2점, 대원군 작품 1점과 중국인 작품을 포함해 모두 7∼8점을 10만여위안을 주고 구입했다가 1991년 대원군 작품은 18만위안에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로 116.5㎝, 세로 46.5㎝의 크기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임적선진 위장의무(臨敵先進 爲將義務·적을 만나면 먼저 싸우러 나서는 것이 장수된 자의 의무)’라는 8자가 두 줄에 쓰인 이 휘호는 갑자기 중국 경매시장에 나와 한중 양국에서 큰 관심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안 의사는 손도장으로 먹물을 사용했지 인주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붉은색 손도장에 지문이 없이 퍼짐이 균일하다는 점, 안 의사의 휘호 중 가로로 쓴 글은 극히 일부라는 점, 100년이 된 글씨의 윤곽이 너무 선명하다는 점 등을 들어 위작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