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을 조사 중인 삼성 특검팀이 최근 미국 팝아티스트 리히텐슈타인의 미술작품인 ‘행복한 눈물’(716만달러·68억원·사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특검팀은 21일 오후부터 이 그림이 보관된 곳으로 알려진 경기 용인 에버랜드 인근 삼성문화재단 미술품 창고를 미술 전문가에게 자문까지 하며 22일 오전 2시까지 샅샅이 뒤졌으나 성과가 없었다.
특검팀이 이 그림에 집착하는 것은 삼성 이건희 삼성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작이기 때문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홍 관장 등이 ‘행복한 눈물’과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800만달러·76억원)을 비롯해 바넷 뉴먼, 도널드 저드 등 미국 추상파 작가들의 미술품 30여점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 측은 “‘행복한 눈물’은 홍 관장이 개인 돈으로 구입해 지금 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몇 시간 뒤 삼성 측은 “홍 관장이 그림을 집에 2∼3일 걸어둔 적은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소유자인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소유자로 지목된 홍 대표는 언론에 작품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보안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그는 이어 “작품을 가회동 화랑(서미갤러리)에서 보관하다 보안에 문제가 생겨 최근 모처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미술계에서는 삼성이 특검의 압수수색을 대비해 이미 이 작품을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검에서는 이에 따라 이 그림을 마지막으로 소유하고 있었다고 알려진 홍 대표의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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