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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환경부, 어처구니없는 '언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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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5-14 00:28:20 수정 : 2010-05-14 00: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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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주장은 무조건 막겠다는 환경부의 부적절한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환경부는 13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고발하겠다는 환경단체의 기자실 출입을 막았다.

강구열 사회부 기자
그동안 각종 정책에 비판적인 내용의 브리핑은 기자실에서 이따금씩 열렸지만,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던 환경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가 석연치 않다.

전날 4대강범대위는 “4대강 사업 중 한강 6공구의 법적 보호 야생동물의 서식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싶다”며 환경부 기자단에 요청해왔다.

브리핑 장소는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환경부 기자실이었다. 기자단은 보도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하면 사안의 경중을 감안해 외부 단체의 브리핑을 수용해왔다.

그러나 환경부 대변인은 “정부 건물에서 주요 정책에 반대하는 브리핑을 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기자단에 통보했다.

13일 범대위 관계자들이 청사를 찾아오자 환경부는 출입 자체를 봉쇄했다. 대변인실 직원을 배치해 범대위 관계자들에게 출입증을 교부하지 않도록 막았다. 결국 브리핑은 청사 외부에서 진행됐다.

기자실은 모든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는 공간이다. 특히 4대강 사업처럼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한 비판이라면 시행착오로 빚어질지도 모를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소통(疏通)’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출입을 막으며 환경부가 전달했다는 ‘기자실은 정부정책만 홍보하는 공간’이라는 논리는 언론의 비판적 기능을 무시한 처사다. 오히려 이번 환경부의 ‘방해공작’은 별다른 소득 없이 정부의 천박한 언론관만 드러낸 꼴이 됐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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