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대감 높아졌지만…남북, 아슬아슬한 '대화 줄타기'

입력 : 2013-06-10 13:57:22 수정 : 2013-06-10 13:57: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판문점 접촉 이후 향방 북한이 지난 6일 ‘벼랑 끝 전술’에서 ‘대화 전술’로 급선회한 뒤 남북대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남북 양측은 9일 판문점에서 장관급회담 준비 실무접촉을 가진 데 이어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어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꽉 막혔던 남북대화가 재개됨에 따라 그동안 산적한 남북 현안의 타결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올가을까지 다양한 형식의 남북 회담과 교류가 진행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 남북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변덕에 따라 언제든 대화의 판이 깨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특히 8일 끝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G2(주요 2개국) 정상이 북핵 불허 방침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표명한 것도 남북대화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대감 높아진 남북대화

9일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장관급 회담 개최라는 총론에 합의했다. 장관급 회담의 의제와 대표단 규모, 체류일정 등 세부현안을 놓고 일부 진통이 있었으나 대화 흐름을 가로막진 못했다.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 세부절차나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자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흘 후 열릴 장관급 회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관급 회담에서 양측이 주요 현안에 대해 큰 진전을 이룬다면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예상되는 올가을 추석 때까지 각종 남북대화가 봇물처럼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21차례에 걸쳐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을 보면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분야별 실무접촉과 분과위원회별 회의가 상당 기간 계속됐었다. 정부 관계자들도 “장관급 회담이 합의가 잘 되면 추가회담이 잇따를 수 있다. 장관급 회담이 어떻게 되느냐가 향후 남북대화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통일부 브리핑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가운데)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 실무접촉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넘어야 할 산’ 개성공단과 금강산

북한이 제기한 의제 중 이산가족 상봉과 6·15 공동선언 및 7·4 공동성명 공동 기념행사 등은 비교적 타결이 쉬워 보인다. 이산가족 문제는 그간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먼저 제기하고 북한이 마지못해 수용했는데 이번에는 북측이 먼저 제기한 만큼 타결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이다. 두 이슈는 그동안 남북이 세부 내용에까지 서로 책임소재를 떠넘기며 첨예하게 대립한 만큼 타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의 경우 남한은 업주들의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고 북한도 5만여 근로자의 생계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양측 모두 타결하자는 분위기가 읽힌다.

다만 정부는 개성공단의 무조건 재가동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전제로 한 재가동’을 강조하고 있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지난 7일 국회토론회에서 “상황 재발을 막기 위한 부분이 중요한 협상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측이 재발방지책을 논하려면 서로 책임소재를 따지지 않을 수 없기에 회담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다.

올해로 6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의 재개도 쉽지 않은 사안이다. 2010년 2월 8일 열린 금강산관광 관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안전보장 등 3대 선결조건을 북한에 요구한 바 있다. 또 북한이 몰수한 정부·현대아산 자산 원상회복 조치도 필요하다.

◆G2(미·중) 압박도 큰 변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남북대화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미·중 정상이 그간 북한 비핵화에 대해 이렇게 한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대북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미국이 강하게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으니까 북한으로서는 이를 한반도 교류협력과 대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커버하려는 의도가 강했다”면서 “하지만 미·중 정상이 북핵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회담이 좋은 성과를 낳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첫 회담에서 입장차만 확인되면 계속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러면 북한은 또다시 우리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정부 책임을 거론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혜성 '심쿵 눈빛'
  • 정혜성 '심쿵 눈빛'
  • 르세라핌 홍은채 '여신 미소'
  •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
  • 김혜수 '천사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