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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의 김정은…강성대국도 경제회생도 난망

입력 : 2012-04-15 19:01:14 수정 : 2012-04-15 23: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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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입은 리더십 어디로 북한의 당·군·정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의 권력 미래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자리를 꿰찬 그는 명실공히 북한의 1인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출발은 불안하기만 하다.

2009년 화폐개혁 실패로 북한 주민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광명성 3호 발사까지 실패함으로써 그의 권위는 심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명성 3호를 만들기까지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돈은 8억5000만달러(약 965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주민 1900만명을 1년 동안 먹일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다.

김정은은 태양절인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대규모 열병식에서 여유 있는 웃음을 보였다. 공개된 적이 없는 신형 미사일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지켜본 북한 전문가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갓 출범한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정은은 참 운이 없는 지도자다”, “화폐개혁 실패에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는 경우에 따라서는 김정은 체제의 앞날을 매우 험난하게 할 수 있다.” 김정은 체제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부정적인 전망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로 ‘개방을 통한 북한경제 회생’을 바라던 북한 안팎의 기대도 깨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2·29 북·미 합의를 깨면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해야 했는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물음은 꼬리를 문다.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파 출신이다. 그런 만큼 북한의 대외정책을 바꿀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과거와 뭔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여전히 ‘선경(先經)’이 아닌 ‘선군(先軍)’을 강조한 열병식 연설문 내용도 북한의 변화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도 핵을 이용한 무력시위와 군사도발을 반복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의 노선을 그대로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관건은 대결 국면을 조성하며 세습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과거 체제를 답습하는 새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과 엘리트 그룹의 반응이다.

북한 상층부 엘리트 그룹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대외적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의 일반 주민보다 상층부의 엘리트 그룹 사이에서 뜻대로 일이 돼가지 않는다는 체제 불안감이 안개처럼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불안감은 김정은의 지도력에 결정적인 흠집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강조한 열병식 연설 내용을 감안하면 로켓 발사 실패로 추락한 위신을 도발 형태로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부장적 권위나 카리스마가 없는 김정은은 공식 지위를 기반으로 권력의 정당성을 확립해 나가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며 “김정일 시대의 측근정치, 은둔 행보보다는 대중에게 호소하는 김일성 주석을 본받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대중과 직접 소통하면서 주민 친화적 행보를 걷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피폐 상태에 놓인 북한 주민의 생활고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명성 3호 발사와 실패,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 중단과 제재는 김정은 체제에 또 다른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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