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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사이드] 네거티브로 막 오른 대선전… 朴도 安도 일방승리 장담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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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9-08 18:09:19 수정 : 2012-09-08 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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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선전과 비방전이 난무하는 선거판은 친구도, 형제도 없다. 안철수 교수팀의 금태섭 변호사가 대학 동기동창 정준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공보위원의 사적인 전화통화 내용에 대해 ‘협박’이라며 폭로한 것은 18대 대선이 본격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에 돌입한 것을 의미한다. 서로를 적대시하는 양 진영의 시선은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안철수팀의 폭로 양태에 초점을 맞춰 “침소봉대하는 구태정치”라고, 안철수 교수 측은 “새누리당에서 안 교수의 뇌물설과 30대 목동 음대녀와의 불륜설을 흘린 것은 구시대적 정치공작”라고 상호 비난하고 있다. 이 정치 사건은 우연한 시점에 돌출했지만 이번 대선이 유례없이 50대 50의 싸움으로 갈 것임을 말해주는 전초전의 성격을 갖는다. 공방에서 어느 한쪽이 수세를 보이는 순간 지지율 추락 등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공방의 결말이 어느 쪽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긴 어렵다. 새누리당이 먼저 꺼낸 안 교수에 대한 공격적 네거티브가 성공하려면 관련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진실 공방의 수준일 뿐 구체적 자료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안 교수팀은 ‘안철수 검증 공세’를 희석시키는 반전의 주도권을 잡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친구 사이의 통화내용을 과대 포장했다는 비판이 강한 것 또한 사실이다. 결국 양측의 지지층을 더욱 결집할 것이라는 점 외에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이 거짓이거나 흑색선전이 과도했다는 점이 드러나면 후유증은 클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상대 후보를 한방에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역대 선거에서‘ 전가의 보도’ 같은 대접을 받아왔다. 그러나 확실한 득점을 올릴 수 있지만 동시에 심각한 역풍을 부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대통령제를 시행하는 한국이나 미국의 선거판에서 예외없이 입증된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야당 정주영팀은 여당 김영삼팀의 부산 초원복집 사건을 터뜨리면서 일시 공세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도청’이라는 정치공작 행태에 대한 역공을 허용하면서 보수층이 결집해 김영삼팀에 전화위복이 됐다. 새누리당이 이번 사건에서 ‘친구와의 전화통화마저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태’를 부각시키는 접근으로 반전을 노리는 것도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대선전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성공한 것은 2002년 16대 대선이다. 노무현 팀은 민주당, 검찰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을 전파해 이 후보를 공적 책임감이 부족한 후보로 몰아갔다. 14대 대선과 15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 김대중 후보의 불륜 의혹이 시중의 소문이라는 식으로 구전됐지만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재산 의혹이 도마에 올랐으나 이 역시 당선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결국 한국 대선에서 네거티브가 통하는 것은 불륜이나 재산 형성 과정 등 개인의 사적인 측면보다 공적인 책임감 등에 대한 공세가 먹힌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대선에서도 TV 광고 등을 통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판을 친다. 대표적인 경우가 2004년 민주당 케리 후보의 군경력 조작 의혹인데 공화당의 부시 진영은 케리와 같이 군복무한 전우들을 동원해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아버지 부시 후보도 1988년 대선에서 상대 후보를 “정신병력자가 치안과 안보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공격하면서 승리했다. 그러나 그는 4년 후 클린턴 후보에 대해 ‘바람둥이’라고 공격했으나 “또 네거티브야!”라는 유권자의 반발을 사 패배했다. 한·미의 대선에서 확인되는 것은 네거티브 캠페인은 양날의 칼이라는 점이다.

백영철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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