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후 관 실은 영구차 행방묘연… 장지 ‘미스터리’ ‘지상 최대의 쇼가 됐으면 좋겠다.’
생전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이런 바람처럼 7일 오전 10시 ‘세기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그러나 잭슨의 시신이 장례식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그의 실제 장지(葬地)가 어디인지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잭슨 장지 미스터리=8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잭슨의 시신은 장례식이 끝난 후 차량행렬과 함께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센터를 떠났지만 어디로 갔는지 분명치 않다. 장례식 후 가족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베벌리힐스의 한 호텔로 간 사이 잭슨의 시신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LA 경찰은 잭슨의 황금관을 실은 영구차가 한 장지로 향했지만 당초 예정됐던 할리우드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잭슨가(家) 대변인은 잭슨의 관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로 옮겨졌고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로 되돌아오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 같은 의혹은 잭슨의 시신이 그의 저택인 네버랜드에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잭슨의 가족은 행정 규제로 인해 시신을 네버랜드에 안장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했지만 여전히 네버랜드야말로 잭슨의 영원한 집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저메인 잭슨은 NBC TV와 인터뷰에서 “네버랜드는 그의 집이고 그가 이곳을 창조했는데 왜 그가 이곳에 있을 수 없냐”고 반문해 의혹을 부풀렸다.
◆패리스 “아빠를 사랑한다”=잭슨의 장례식은 2만여명의 추도객이 모인 가운데 잭슨과 절친했던 지인들의 추도사와 스타들의 공연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가수 스모키 로빈슨은 “마이클은 지금 여기에 없지만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추모사로 추모 행사를 알렸다. 잭슨의 과거 연인이자 친구였던 배우 브룩 쉴즈는 “정직하고 순수하고 삶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잭슨은 세상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여린 사람이었다”며 눈물을 떨어뜨렸다.
잭슨의 장녀 패리스 마이클 캐서린(11)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추도해 팬들을 울렸다. 패리스는 무대에 나와 “내가 태어난 이후 아빠는 최고의 아버지였다. 아빠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패리스는 이날 삼촌인 저메인, 말론의 추도사를 들은 뒤 자신도 추도사를 하고 싶다고 밝혀 고모 재닛의 격려 속에 마이크 앞에 섰다.
패리스가 추도사를 하는 동안에도 잭슨의 막내아들인 프린스 마이클 2세(7)는 마이클 잭슨 인형을 가지고 놀며 천진한 모습을 보여 관객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패리스의 추도사에 대해 언론사학자인 론 사이먼은 “잭슨의 장례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은 사망하고 나서야 그를 항상 따라다녔던 아동 성추행자라는 누명을 벗게 됐다. 1993년 잭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던 조디 챈들러(29)는 “잭슨은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고, 당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돈에 눈이 먼 아버지가 꾸민 짓이었다”고 고백했다.
강갑수 기자 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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