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계획이 ‘박근혜 변수’에 제동이 걸리면서 다시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정치권과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세종시 수정 논란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 내 친이명박·친박근혜계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구매일 주최 재경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세종시 수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존의 원안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정부의 수정안 발표 이후 한나라당이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면 따르겠느냐는 질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당론을 뒤집는 것”이라며 “그렇게 당론을 만들어도 저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9부2처2청 이전을 핵심으로 하는 원안의 골격을 무너뜨리는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당론이라도 반대하겠다”며 강한 어조로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수정안을 발표하더라도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의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또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이 제안한 ‘5∼6개 부처 이전 방안’에 대해서도 “저와 논의한 적 없는 (홍 의원) 개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특임장관 등 정부 인사로부터 세종시 수정안을 전달 받았느냐”는 질문엔 “제 입장은 분명한데요”라고 말해 정부가 설득에 나서더라도 원안 고수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처리 시점을 2월 이후로 연기하자는 주장과 관련해선 “어떻게 할지 저는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한 뒤 “어떤 경우든 신뢰가 기본이 돼야 화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진 축사에서도 “우리 국민이 서로 신뢰하고 화합할 수 있다면 선진국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정정길 대통령실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대구·경북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신정훈 기자 hoon@segye.com
[관련기사]
“박정희 수도 이전 추진때 DJ 반대"
세종시 운명 어디로… 親朴에 쏠린 눈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