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피디는 “‘나는 가수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은 사실”이라며 시청자들의 수용을 전제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프로그램을 맡고 싶다고 밝혔다. |
MBC 사측에서 김 피디에게 머리도 식히고 새 프로그램 구상도 하라며 해외연수를 권유해 45일 일정으로 남미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협의 중”이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가 하차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일밤 시청자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 포털에는 “쌀집 아저씨를 복귀시켜라”거나 “김영희 피디의 ‘나가수’를 보고싶다” 같은 시청자들의 요구가 밀려들고 있다. 김건모 재도전으로 서바이벌 원칙을 무시했다고 비판하던 네티즌들조차 현재 결방중인 ‘나가수’와, 책임을 지고 떠난 김 피디가 빠른 시일 내에 함께 돌아오길 기다리는 형국이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기고 재도전 논란을 촉발시킨 가장 큰 책임은 프로그램을 총 지휘한 김 피디에게 있다. 하지만 논란이 터지자마자 MBC는 신속하게 김 피디를 하차시키는 강수를 둬 들끓던 네티즌조차 당황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바란 것은 담당 피디 한 명에게 총대를 지워 손쉽게 비난 여론을 덮어버리는 것은 아니었다. MBC의 예상 밖 초강수에 출연 가수들은 충격을 받았고, 일각에서는 김재철 사장과 김 피디의 갈등설까지 흘러나왔다.
물론 MBC 입장에서는 후임 피디까지 선임한 마당에 하차 결정을 번복하고 김 피디를 복귀시키는 것이 부담스럽고 민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가수’ 방영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최우선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7명의 ‘기라성’들을 한 자리에, 그것도 서바이벌 무대에 올려 시청자들에게 감동적인 공연을 선물할 수 있었던 것은 김 피디가 쌓아올린 신뢰와 관록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안락한 소파에 앉아 후배들에게 잔소리나 해도 되는 국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현장에서 뛰고 뒹구는 ‘쌀집 아저씨’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감동은 간과하지 않았는지, MBC가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들이 의미가 있는 이유다. ‘나가수’는 한달간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5월 초 다시 방송될 예정이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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