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 10분 만에 화면이상…영화·재방 도배 억지편성
조선일보는 1일자 1면 TV조선 개국 기사에 김연아의 사진을 싣고 ‘피겨스케이터 김연아가 깜짝 앵커로 등장한다. 앵커는 물론, 본인의 숨은 이야기를 TV조선에서만 털어놓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는 이는 사실이 아니며 해당 언론사에 ‘과대포장을 그만하라’고 요청했고 인터넷과 트위터에는 ‘김연아가 종편에 낚였다’는 비난의 글이 빗발쳤다. TV조선은 또 이날 오후 3시40분에 개국했지만 방송을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방송화면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화면 상태도 고르지 않았다.
종편 방송사들은 편성표도 4일까지만 짠 상태이며, 그마저도 준비된 프로그램이 없어 특선영화로 간신히 시간을 메우거나 같은 프로그램을 재탕하는 수준이다.
동아일보 방송인 채널A는 2일 낮 12시30분 합동 개국 축하쇼를 시작으로 오후 5시30분 다큐멘터리 ‘세계 리더십이 바뀐다’까지 5시간가량 재방송을 내보내고 3, 4일에도 재방송을 내보낸다. 중앙일보의 JTBC도 ‘악마의 질문’ ‘세 남자의 저녁 출발’ ‘개국 특집 TBC 트로이카’ 등을 재방송한다. TV조선은 2일 ‘말아톤’, 3일 ‘야수와 미녀’ ‘웰컴 투 동막골’ ‘낙원’, 4일 ‘가문의 위기’를 편성, 하루 2∼4시간 이상을 특선영화로 채우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의 MBN은 종편임에도 뉴스가 편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지 못해 종편의 정체성이 무색할 정도다.
종편들의 과당경쟁과 졸속 개국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예견됐었다. 종편들은 개국 전부터 강호동 스카우트 소동을 비롯해 유명 연예인과 PD, 아나운서 등의 영입 전쟁을 벌이고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붓는 출혈경쟁으로 과열양상을 보였다.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방송사 관계자들은 “방송 인프라와 콘텐츠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광고 경쟁만 열을 올린 종편 방송사들의 부실 방송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며 “종편의 무리한 영입 전쟁이 연예인과 방송 제작인력의 출연료 및 제작비 상승을 불러오고 이는 곧 무리한 시청률 경쟁으로 이어져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양산한 기존 방송사들의 폐해를 답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채널A는 이날 강호동이 23년 전 일본 오사카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일본 폭력조직인 야쿠자와 국내 폭력조직 칠성파의 의형제 결연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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