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파슬(Parcel)2’ 부지조성공사 발주방식 변경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이 2006년 7월 발족한 이후 채 2년도 안 돼 단장이 4명째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방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단장이 교체돼 정실인사 의혹마저 일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10조원대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의 사령탑이 수시로 교체된 것은 사업 추진의 일관성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따르면 사업단은 윤광웅 국방장관 시절인 2006년 7월 창설돼 초대 단장으로 박경서 소장(육사 29기)이 부임했다. 하지만 박 단장은 그해 12월26일 전역하면서 단장직에서 물러났고, 다음해 1월22일에는 권행근 소장(육사 30기)이 발탁됐다. 권 단장은 10개월가량 사업단을 이끈 뒤 그해 11월5일 황의돈 중장(육사 31기)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황 단장은 지난 4월6일 국방부 정보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4월11일 후임으로 공병 출신인 박병희 소장(육사 31기)이 임명됐다.
국방부 장관이 윤광웅 장관에 이어 김장수 장관으로 바뀌고, 이명박 정부 들어 이상희 국방장관이 임명되면서 단장도 그에 따라 교체된 것인데, 4명의 평균 재임기간이 6개월도 안 된다. 더구나 박경서, 권행근, 박병희(10월 전역 예정) 단장 등 3명의 경우 전역을 앞두고 부임, 의욕적인 업무 추진이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국책사업이라고 해놓고 걸핏하면 바뀌는 단장 탓에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고, 사업 추진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면서 “더구나 공병 출신이 아닌 단장들과 실무책임자인 공병장교들 간에 갈등도 작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파슬2 부지조성공사 발주방식 변경 논란이 겹치면서 2012년 11월로 예정된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완공 시기는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PMC(종합사업관리업체)로 선정된 ‘건원-CH2M HILL’ 컨소시엄은 당초 제안서상에 명시했던 평택 미군기지 이전 완공 시기를 2012년 11월에서 최근 2년가량 늦춰진 2014년으로 변경, 그 수정안을 국방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재차 검토를 지시한 상태다.
황의돈 전 단장도 “파슬2 부지조성공사가 (발주방식 변경으로) 수개월 늦춰진다면 다른 공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용산기지 이전 등의 지연이 불가피해 전체 이전공사 완료 시점이 2012년 11월에서 2014년 말로 2년 가까이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희 단장은 지난 20일 “그동안 ‘턴키’(설계·시공 일괄처리) 입찰은 공기를 단축하려는 것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어 공기 단축은 무의미해졌다”면서 “정확한 비용과 공사 시기는 PMC 분석이 나오는 대로 오는 8월 초에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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