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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대로 썩은' 환경연합 간부

입력 : 2008-11-04 10:09:21 수정 : 2008-11-04 1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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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김씨 태안후원금으로 애인 빚 갚아줘
윤 공동대표 등 사의… "조직 쇄신하겠다"
횡령 등 혐의로 최근 구속된 환경운동연합 김모(33) 전 기획사업부장이 후원금 수억원을 빼돌려 애인 빚을 갚거나 고급 승용차를 사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태안기름유출 관련 후원금 일부를 여자친구에게 보내 주는 등 환경운동을 내세워 ‘뒷 주머니를 찼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3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김씨는 2004년 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환경련의 각종 후원금 모집과 사업경비 지출 등 회계업무를 맡으면서 수억원을 빼내 흥청망청 썼다.

2004년 6월 김씨는 ‘어린이 산림교육 뮤지컬 로빈손’ 연극이 이미 막을 내렸는데, 그해 10월까지 계속 공연할 것처럼 사업계획서를 꾸며 산림조합중앙회에서 녹색기금 1억8000만원을 받아냈다. 이 중 1억200만원은 직원 급여로 쓰고 나머지 7800만원은 지인 유모씨 빚을 갚는 데 썼다. 이후 산림조합중앙회가 실적보고서를 요구하자 7900원짜리 책 1000권을 산 것처럼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김씨는 2005년에는 어린이환경영상 음악극 ‘빛그림 이야기’ 사업과 관련해 또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산림환경기능증진자금 6200만원을 지원받아 공연 담당자 여모씨에게 지급한 뒤 일부인 1800여만원을 되돌려받았다. 그는 이 돈으로 애인 이모씨 빚을 갚았다.

몇개월 뒤 김씨는 다시 여씨에게서 1600만원을 더 받아내 애인의 대출금 상환액으로 지급하고 수백만원을 들여 승용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태안기름유출 후원금도 김씨 주머니로 들어갔다. 2006년 3월 그는 바이엘코리아 등이 지원한 태안기름유출 후원금 1500만원 중 1400만원을 빼낸 뒤 이 중 50만원을 애인 이씨에게 송금하는 등 올해 2월까지 모두 590만원을 애인에게 보내 개인적으로 쓰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특별대책회의를 구성,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부실 회계관리와 간부 공금유용 사건에 대해 사죄하면서 “최근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윤준하 공동대표와 안병옥 사무총장의 사의를 수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환경연합은 “활동가들의 초심을 재확인하고 스스로 반성하며 철저한 자기혁신을 통해 환경운동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특별대책회의를 구성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호근·이진경 기자 root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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