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엔 稅감면 혜택 등 홍보 투자 유치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면서 달러를 잡기 위한 건설업체와 아파트 분양 대행사들의 해외 마케팅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특히 정부가 당초 외국인은 배제하기로 했던 ‘신축주택(미분양 포함) 한시적 양도소득세 감면’을 외국인에게도 적용하기로 한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 실물자산에 장기 투자를 노리는 재외 교포들이 늘고 있어 부동산 업계의 해외 마케팅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봄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부 건설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과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미분양 아파트 판촉에 나서면서 실제 계약에 성공하는 등 좋은 결실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다른 업체들도 분양 대행사를 앞세워 해외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달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정부가 내년 2월11일까지 미분양을 포함한 신축주택을 구입한 외국인에게도 향후 5년간 양도세를 감면해 주기로 함에 따라 해외 교민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대행업체 ‘더감’은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와 해운대 위브더제니스, 고양 식사지구 일산자이의 해외 판매를 추진 중이다. 더감은 작년 말과 올해 초 롯데관광과 제휴해 재일교포를 대상으로 한 여행 패키지 상품에 부산 위브더제니스 모델하우스 투어를 포함해 미분양 판매를 시도했다.
더감은 또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미국 LA에서 이들 아파트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더감은 이미 LA에 사무소를 개소했으며, 현지 한인 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해 100여명의 투자 희망자를 확보한 상태다.
해외부동산 전문업체인 ‘루티즈코리아’도 양도세 감면 조치를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 아래 해외 마케팅에 나설 국내 미분양 아파트 확보에 나섰다. 루티즈코리아는 자체적으로 설치한 ‘재외국민 투자센터’를 통해 해외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한편 수도권 유망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있는 건설업체들과 물건 확보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GS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미국 뉴욕과 뉴저지에서 교민들을 대상으로 서울 반포 자이 아파트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26가구의 가계약을 이끌어냈다. 그 후 반포 자이 현장에는 당시 가계약을 했던 교민들과 새로 투자처를 물색하는 교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은 현장을 방문하는 교민들을 위해 3∼4개의 게스트룸을 개방, 이들이 한국에 있는 동안 머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GS건설이 당시 가계약에 성공한 26가구의 분양가는 220억원, 달러로 환산할 때 1500만달러(2008년 말 환율 기준)에 달한다.
분양대행사 더감 이기성 사장은 “올 들어 미국, 일본 등 교포들이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와 위브더제니스를 계약한 물량이 정계약과 가계약을 합해 20여건에 이른다”면서 “이들은 단순한 환차익을 노리기보다는 노후를 위해 장기 투자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인정받는 알짜 아파트의 해외 마케팅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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