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박연차, 사실과 다른 얘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12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제공한 500만 달러, 100만 달러와 관련해 최근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전면 부인했다. 개인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올린 세번째 글을 통해서다.

노 전 대통령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며 “참 구차하고 민망스런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100만달러를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거듭 같은 주장을 폈다.

이에 앞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권 여사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얼마 전 노 전 대통령에게 ‘이실직고’했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탈기(탈진)’할 정도로 격노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100만 달러가 해외순방에 나선 특별기를 통해 건호씨에게 전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으로, 그 정도 거액의 외화 반출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100만달러와 건호씨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부인했다. 다만 문 전 실장은 “권 여사가 갚아야 할 빚에 극히 부분적으로 자녀 생활비 등이 포함됐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권 여사가 건호씨 유학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빚을 졌고, 그 빚 때문에 100만달러를 받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100만달러가 직접 건호씨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500만달러와 관련해서는 ‘태광실업과 연철호씨 간 거래’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전 실장은 “연씨가 검찰조사를 받았고, 건호씨가 조사를 받으니 의혹이 해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실장은 “(언론보도대로) 박연차 회장이 그렇게 진술했는지 믿을 수 없다”며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면, 왜 그렇게 터무니없이 진술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창억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