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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000억대 '강남 귀족계' 또 터졌다

입력 : 2009-05-18 20:27:21 수정 : 2009-05-18 20: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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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유층 ‘모나리자계’… 상당수 낙찰 곗돈 못받아
사채업자까지 참여… 불입액 年300% 대출 피해키워
◇강남 계모임 ‘모나와따스함’ 계원 A씨가 곗돈을 받지 못한 채 새 계좌에 들면서 받은 장부. 지난 3, 4월 그는 새 계좌에 돈을 내지 않았으나 각각 5000만원, 3500만원을 냈다는 확인 도장이 찍혀 있다.
최소 40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초대형 ‘강남 귀족계’가 사실상 또 깨진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 귀족계는 사채 조직이 참여해 곗돈을 빌려주는 신종 수법으로 계 규모를 단기간에 크게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 일부 부유층이 참여한 귀족계 ‘모나와따스함’(속칭 모나리자)의 상당수 계원이 최근 정해진 곗돈을 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깨진 것으로 확인됐다. 손모(가명·여)씨와 노모씨 등이 지난해 5월 만든 귀족계 모나리자는 1인당 50억∼100억원을 넣은 계원 80여명이 참여하고 있어 운영 규모가 최소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계원들에 따르면 순번을 낙찰받은 대다수 계원이 곗돈을 제때 받지 못한 채 추가로 새 계좌를 들어 돈을 냈다는 도장만 새 장부에 받고 있다. 올해 초 10억원짜리 곗돈에 낙찰된 계원 A씨가 계주한테서 받은 새 장부에는 3, 4월 실제로 내지 않은 5000만원, 3500만원을 냈다는 도장이 찍혀 있다.

계원 B씨도 지난주 10억원짜리 계에 낙찰됐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고, 계원 C씨도 3억원짜리 계를 낙찰받았으나 일부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돈이 돌지 않은 상태에서 계장부만 난무하고 있다”며 “계모임을 갖기는 하지만 낙찰금을 못 받고 있으므로 계가 깨졌다고 봐야 한다”고 털어놨다. 계원 중에는 강남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계는 지난해 8월부터 사채 조직 2곳의 관계자를 계원으로 참여시켜 계원들에게 이들의 사채를 빌려쓰도록 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3억, 4억8000만, 5억, 8억, 10억원짜리 등 많은 계좌를 운영하는 계주 측은 계원에게 더 높은 금액의 계좌 개설을 권유하면서 부족한 액수에 대해서는 사채를 알선해 줬다는 것이다. 사채업자들은 곗돈이 부족한 계원에게 월 20%, 연간 300%가 넘는 높은 선이자를 떼고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리자는 4∼5년 걸려 2000억원대로 성장한 ‘다복회’ ‘한마음회’와 달리 이 같은 방법으로 단기간에 최소 4000억원대 초대형 귀족계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등 관계 당국은 모나리자계가 사채 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 모나리자계 운영 전반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가 와해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계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일부 계원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부동산 등을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원 C씨는 “워낙 규모가 큰 계이다 보니 일시적으로 급히 돈이 필요한 계원이 적지 않았는데, 이들은 사채라도 쓰라는 계주 측 제안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계주와 사채업자가 짜고 계 규모를 키워놓고서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계원에게 떠안길 판”이라고 우려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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