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당국도 탈세 수단 활용 집중 조사키로 경찰이 4000억원대 규모의 서울 강남 계모임인 ‘모나와따스함’(일명 모나리자)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세무당국도 강남 지역의 ‘귀족계’가 탈세에 활용된다고 보고 집중단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베일에 가린 모나리자 계주 손모(여·가명)씨의 계 운영방식과 규모 등이 조만간 규명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모나리자 일부 계원을 대상으로 전날 진술을 확보했고 관련 증거를 일정 부분 수집했다”며 “다른 피해 계원 진술을 듣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일부 계원을 만나 모나리자 조직과정과 곗돈 납입 규모, 계원 구성 등에 대한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계원은 자신들의 계 장부와 사채를 쓰면서 받은 차용증, 사채 선이자 납입 영수증 등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손씨 등이 사채조직과 연계됐다면 대부업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곗돈을 꾸준히 냈는데도 낙찰받지 못했거나 부족한 곗돈을 내려고 사채를 빌려 쓴 피해 계원 진술 확보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부 계원이 제출한 차용증과 이자 납입 영수증 등 관련 자료만으로도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수증에는 사채 1억원을 10∼15일 쓰는 조건으로 미리 1100만원을 선이자로 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도 모나리자를 비롯한 강남 지역 계모임이 재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일부 부유층의 탈세에 운용된다는 첩보를 입수, 내사에 나섰다. 특히 강남지역 계에 대한 조사는 유착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강남 지역이 아닌 강북 지역의 한 세무서에서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당국은 계주와 일부 계원, 계 사무실 주변을 대상으로 관련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세무당국은 이와 함께 사채업자들의 불법 대출행위도 적극 조사해 수사 당국에 고발하기로 했다.
한 세무 관계자는 “강남 지역의 귀족계에 따른 피해사례를 세무당국이 모른 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계주를 비롯한 일부 계원이 엄청난 액수의 곗돈을 냈다면 그 자금 출처와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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