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추가 결박후 이르면 주말쯤 인양 천안함이 침몰한 지 17일 만인 12일 함미의 일부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군 당국은 천안함 침몰 해역의 기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함미 부분을 백령도 연안 방향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침몰됐던 천안함 함미가 반쯤 형체를 드러냈다.
이동 과정에서 드러난 함미 절단면은 사선으로 찢기고 완전히 파괴되어 불규칙적으로 찢어진 상태였다. 군 당국은 이 같은 상태로 미뤄 천안함이 내부폭발이 아니라 강력한 외부충격에 의해 침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돌(연통)은 폭발 충격으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되며, 하푼 대함 미사일 2발도 보이지 않았다. 부근의 추적레이더실 벽면도 움푹 들어간 상태였다.
하지만 뒷갑판에 있는 40㎜, 76㎜ 함포가 그대로 달려 있는 등 나머지 함미는 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태였다. 탄약고 위에 위치한 함포 부분이 온전히 남았다는 것은 내부폭발이 없었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날 오후 8시45분쯤 함미를 다시 해저에 가라앉힌 해군은 단지 기상 악화 때문에 옮긴 것이라 인양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두 줄로 끌어올리면 표면장력으로 인양 중 함미가 다시 물속으로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완벽한 인양을 위해선 다시 가라앉혔다가 쇠사슬 하나를 더 걸어 결박작업을 마무리한 뒤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침몰된 천안함 함미 부분이 사건 발생 17일 만인 12일 쇠사슬 2개로 대형 크레인에 연결된 채 수면으로 끌어올려져 함수 부분이 가라앉은 해역으로 옮겨지고 있다. 백령도=연합뉴스 |
합참 정보작전처장인 이기식 해군 준장은 “현재까지 작업 진도와 앞으로의 기상예보, ‘사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주말쯤 본격적인 작업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도 함미를 이동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오후 2시30분 전체회의를 열고 선체 이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유실 우려를 감수하더라도 함미를 수심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군 합동조사단은 ▲사고원인 및 시신 검안 등을 위한 과학수사팀 ▲선체구조조사팀 ▲폭발유형을 조사하고 외부 공격일 경우 어떤 유형의 무기체계가 사용됐는지를 조사하는 폭발유형분석팀 등 3개 팀을 구성키로 하고, 추가로 1개팀 정도를 더 둘 수도 있다고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박병진·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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