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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통 사라지고 곳곳 균열… 인양팀 신중에 신중 기해
실종자·내부 유실 막으려 절단면에 그물망 설치
쇠사슬 두개 연결 이동… 기름유출 대비 방제작업
17일 만에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는 짙은 안개를 헤치고 서서히 백령도 쪽으로 움직였다. 물결은 비교적 잔잔했지만 인양팀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쯤 천안함 함미를 침몰 지점에서 4.5㎞ 떨어진 백령도 방향의 수심이 얕은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간업체의 대형 크레인 선은 오후 4시5분부터 함미에 연결된 두 가닥의 쇠사슬을 이용해 함미를 들어올려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함미 윗부분 일부가 물 밖으로 드러났으나, 실종자가 대부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조정실 등 갑판 아랫부분은 물에 잠겨 보이지 않았다.

드러난 함미에는 76㎜ 함포와 40㎜ 부포, 추적레이더실, 하푼미사일 발사대 2개, 어뢰발사대 3개 등이 목격됐다. 거의 사고 전 모습 그대로였다.

절단 위치로 추정되는 연돌(연통)은 보이지 않아 폭발 충격으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절단면 야간조사 12일 오후 천안한 침몰 해역에서 들어올려져 4.5㎞가량 떨어진 함수 침몰 해역으로 옮겨진 함미 부분의 절단면(붉은 원) 주위에서 해군 해난구조대 대원 등이 불을 밝힌 채 절단면을 살펴보고 있다.
백령도=연합뉴스
군 관계자는 “대략 드러난 함미 부분의 상태로 미뤄 볼 때 내부 폭발이 아니라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어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단면이 아닌 함미 선체에서도 이 같은 충격으로 인한 균열 등이 상당히 많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은 시속 2.5노트 이하로 느리게 진행됐다. 절단면 쪽에 있는 쇠사슬과 스크루 쪽 쇠사슬이 받는 하중이 각각 달라 파고가 높으면 끊어지거나 함체가 기울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동 순간 백령도 해역에는 안개만 잔뜩 낀 채 물결은 비교적 잔잔했다. 하지만, 크레인과 연결돼 함미가 이동한 자취를 따라 해경의 방제정 2척은 혹시 모를 기름 유출 등을 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해군 해난구조대 대원들은 고무보트에 나눠 타고 함미에 나란히 붙어 유실물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군은 함미를 이동할 때 실종자와 내부 유실을 막기 위해 절단면에 녹색 그물망을 설치했다.

함미는 그렇게 2시간여 만에 백령도 장촌포구에서 남쪽으로 1.1km 떨어진 지점으로 옮겨졌다. 이곳의 수심은 25m로, 애초 함미가 있었던 수심 45m보다 낮아 조류 등의 영향을 덜 받고 인양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군과 인양업체는 이곳에서 함미를 다시 물속에 안착시킨 뒤 쇠사슬 하나를 더 연결한 다음 안전하게 물 밖으로 인양할 방침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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