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직전 김상병 "죽이고 싶다"..총기보관함 열쇠관리도 문제 지난 4일 해병대 2사단의 강화군 해안 소초에서 부대원들에게 K-2 소총을 쏜 김모 상병(19)은 소총을 단발로 조정해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 수사대장 권영재 대령은 5일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현장에 있던 총기는 단발로 조정되어 있었다"면서 "사망자의 신체 부위를 검시한 결과 난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5일 오후 해병대 총기사건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으로 희생 장병의 영정이 들어서고 있다. |
그는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사고자의 개인ㆍ심리적 문제에 비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부대와 관계된 부분도 있는지 함께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령은 "김 상병은 사건 당일 소초장과의 면담은 없었으며 2주 이상 전에 면담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소속 부대에서는 사고자의 평소 행동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내부적으로 관심사병으로 분류한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일반 관심사병은 입대 전 인성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오거나 부대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병사들이다. 김 상병은 입대전 정신과 진료나 정신병력은 없었으며 인성검사 테스트에서 관심소견이 식별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령은 "김 상병은 사건 직전 입에서 술 냄새가 나고 몸을 비틀거리며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는 부대원 모 이병의 진술이 있었다"며 "부대 내에서 술병을 발견했지만 그것이 사고자가 마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해병 수사반은 김 상병의 사물함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3페이지가량의 편지 형식의 메모와 유서 형식의 메모지를 각각 발견했다.
3페이지가량의 메모에는 자신을 비관한 표현이 있었으며, 유서 형식의 메모지는 사고자의 것인지, 그 내용이 진실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권 대령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군 소식통은 메모장에는 "내가 싫다. 문제아다. 나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반항했던 사회성격이 군대에서 똑같이 나오는 것 같다. 선임들이 말하면 나쁜 표정 짓고 욕하는 내가 싫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김 상병이 총기를 절취할 수 있었던 것은 부대의 총기관리 실태가 허술했음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권 대령은 "총기 보관함의 열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2명이 상하로 자물쇠를 분리 보관해야 하는데 1명이 관리한 것으로 식별됐다"고 강조했다.
김 상병은 사건 직전인 오전 10시30분께 정준혁 이병과 대화하면서 "권승혁 일병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으며 정 이병은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상병은 오전 11시40분부터 11시50분 사이 전화부스 옆에서 이승렬 상병에게 처음 총격을 가했고 이어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이승훈 하사에게 소총을 발사했다.
이어 제2생활관으로 들어가 좌측 첫 번째 침상에서 잠을 자던 권승혁 일병에게 3발을 발사했으며, 우측 첫 번째 침상에서 자던 박치현 상병에게, 우측 두번째 침상에서 자던 권혁 이병에게 각각 소총을 발사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김 상병이 K-2 소총을 발사할 당시 내무반에는 6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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