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쇄 테러의 용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이처럼 자신의 범행과 ‘판박이’인 민간인 대량학살 장면이 등장하는 게임을 즐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장 즐기는 게임으로 꼽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에 등장하는 ‘노 러시안(No Russian)’ 미션이 문제의 장면이다.
여기서 게이머는 테러조직의 일원이 되어 러시아의 한 공항에 태연히 들어가 민간인 수백 명에게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학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민간인을 마구 조준 사격하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희생자를 잔인하게 확인 사살하는 게임 속 장면은 브레이비크의 실제 범행 현장과 매우 흡사하다는 평이다. 게다가 게이머가 러시아의 극우 민족주의 테러조직 소속이라는 설정도 브레이비크가 다문화주의에 반대하는 극우 테러리스트라는 점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또 그는 20대 초반에 여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미국에 가서 이마와 코, 턱 성형수술을 했다고 그의 친구가 전했다. 평소 부자를 꿈꾸며 19살이던 1997년에 주식에 투자했다가 200만 크로네(약 4억 원)를 탕진하기도 했다.
그는 1500쪽짜리 성명서에서 만나고 싶은 유명 인사로 교황 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1순위로 꼽았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스, 보스니아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 아소 다로 일본 전 총리 등도 꼽았다. 그러나 빌더스는 26일 성명을 발표 “브레이비크가 나를 언급한 것에 역겨움을 느낀다”며 “그의 선언문을 보면 미치광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채연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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