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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포비아' 앓는 유럽 "모방테러 발생할까" 초긴장

입력 : 2011-07-27 01:12:08 수정 : 2011-07-27 0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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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주의자 사이버 감시 강화 등 단속 비상 노르웨이 극우주의자의 테러가 이민자 갈등에서 출발한 것으로 드러나자 유럽 각국은 모방테러를 우려하며 단속에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25일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 범죄와 무관용에 대한 전 유럽 차원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사파테로 총리는 런던에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노르웨이 문제 등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는 유럽인 모두가 극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사안”이라며 “정치적으로 연대해서 안전을 지키고 테러를 방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파테로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유럽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러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영국 극우정당인 ‘영국수호동맹(EDL)’과 접촉한 것이 드러나자 영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캐머런 총리는 “안전보장회의(NSC)를 25일 아침에 긴급 소집해 유사한 테러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영국 영토를 위협할 안보상 문제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EDL은 당초 브레이비크와 연관설을 부인했으나 이 단체 인사가 브레이비크와 회동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브레이비크는 지난해 3월 영국을 방문했을 때 EDL 고위급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은 브레이비크와 2009년 페이스북에서 만나기 시작했고 몇 차례 대화하며 ‘대단히 지성적이고 생각이 분명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EDL 내부에 그의 말에 매료된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최면을 거는 것 같은 화술이 히틀러 같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영국 국내정보국(MI5) 감시망에 브레이비크가 포착됐던 것도 확인됐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노르웨이 일간 VG NETT를 인용해 “MI5는 브레이비크가 대량의 화학약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 것을 감시했고 이를 노르웨이 경찰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 보도에 대해 통보는 받았으나 혐의 근거가 불충분해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우주의자에 대한 사이버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핀란드 경찰은 “인터넷에서 극단주의자들 활동에 대한 감시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로빈 라르도트 경찰청 차장은 “작은 정보의 조각이라도 테러리스트의 위협과 연결될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집중할 것”이라고 핀란드 YLE 라디오에 출연해 말했다.

노르웨이 사법당국은 연쇄 테러 용의자를 테러행위가 아닌 반인륜범죄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브레이비크는 당초 알려진 21년이 아니라 최대 3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브레이비크가 전날 법원 심리에서 공범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경찰은 신빙성이 낮은 주장으로 보고,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웨덴 국방대 비대칭위협연구소의 마그누스 란스토르프 연구소장은 “인터넷에 올린 선언문을 봤을 때 직감적으로 단독 범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가 가상세계에 빠져 현실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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