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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출마 땐 ‘태풍의 눈’… 다자구도 파란 예고

입력 : 2011-09-04 10:26:38 수정 : 2011-09-04 10: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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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꼬이는 후보 단일화’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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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구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에 이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나선 것이다.

둘의 공통점은 여야 정당에 편입되지 않는 ‘무소속 후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기존 정당 구도에 혐오감을 느끼는 ‘무당파’를 파고들 경우 전통적 여야 대결 구도만이 아니라 ‘제3의 신진세력’까지 더해져 이번 선거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짙다.

시장 출마설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안철수 원장은 2일 사실상 출마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한 말을 했다. 이날 ‘청춘콘서트’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전시행정을 바꿔야 한다. 서울시를 포함해 우리나라 전체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 원장 주변에선 “출마 결심을 굳힌 건 아니지만 8부능선은 넘은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안 원장이 정치권의 숱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새 정치’를 주창하면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그의 막강한 파괴력을 감안할 때 선거판 자체가 크게 출렁일 것이란 관측이다.

2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2011희망공감청춘콘서트’ 행사에 참석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선 출마와 관련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한나라당은 야권 분열이라는 측면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홍준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좋다. 다자간 구도가 되면 좋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팬이었는데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한나라당은 나쁘지 않을 듯”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내에는 “안 교수가 야권 연대를 가속화할 수 있다. 그러면 불리해진다”는 경계론도 없지 않다.

반면 야당은 중도개혁 성향의 20, 30대 청년층 표를 잠식당할 수 있는 만큼 직접적 타격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특히 야당의 고민은 그러지 않아도 복잡한 ‘후보 단일화 방정식’이 ‘안철수 변수’로 더욱 꼬였다는 데 있다.

일단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서는 민주당 등 야권에서 호의적 여론이 많다. 박 변호사는 당에 몸담지 않는 대신 ‘시민사회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오는 10일쯤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데 출마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문제는 안 원장이 출마하는 경우다. 그는 야권의 후보 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 주자로 뛰고 싶은 듯하다. 자칫 야권이 통합 경선을 거쳐 필승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 ‘박원순 카드’와의 충돌 가능성이 심각한 고민거리로 대두된 것이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씨가 트위터에 “박 변호사와 안 원장이 맞붙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라고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반겼다고 한다. “민주당 입장에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 복잡해졌지만, 야권 진영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제3의 지대에서 ‘새로운 정치’ 수요가 분출하면서 진보를 향한 거대한 역사의 물꼬가 트였다”는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의 거취도 후보 단일화 논의의 중대 변수 중 하나다. 이미 민주당 예비주자 중 상당수의 시선은 한 전 총리의 동선을 좇고 있다. 유력후보로 거명되는 박영선, 원혜영 의원은 한 전 총리가 나오면 출마의사를 접겠다는 쪽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내가 직접 총대를 메야 하겠느냐”는 입장이라고 한다. 내주 초쯤 민주당에서 경선 룰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 한 전 총리의 거취도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형구·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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