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카다피 일가와 측근이 보유한 자산은 최소 2000억달러(약 2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은행을 포함해 해외에 동결된 카다피 측 자산은 미국 370억달러, 영국 500억달러에 이른다.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각각 100억달러, 8억1300만달러, 2억달러 정도가 묶여 있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지로 삼았던 이탈리아의 금융 및 에너지, 스포츠 산업 등에 투자한 자금 규모는 약 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가 보유한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의 지분 7.5%는 현재 가치가 1억7000만달러 이상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카다피 일가가 사실상 사금고처럼 활용한 950억달러에 달하는 리비아 국부펀드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실제로 최대 2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여기에 카다피 일가가 리비아의 석유·가스·통신·건설·호텔·미디어 관련 산업 등에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해외에서 사들인 초호화 주택까지 합치면 실제 자산 규모는 더 늘어난다. 카다피 차남이 영국 런던 북부에 보유한 호화 주택 가격은 1500만달러에 이른다.
국제사회는 리비아 과도정부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요청으로 지난 8월 동결된 자산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이를 나라 재건에 쓰기로 뜻을 모았다. 동결된 자산은 유엔의 별도 결의를 거쳐 해제돼 리비아 국고로 환수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동결자산 중 15억달러를 해제했으며, 이미 NTC 측에 7억달러를 전달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리비아 새 정부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세계 각지 리비아 자산 동결을 해제해 리비아 측에 돌려주기 위해 국무부는 물론 해외 파트너들과 적극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 지난 9월 리비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해 미국 기업과 개인들이 리비아 국영석유회사 및 다른 기업들과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독일도 의료비 등 리비아 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동결 자산 중 약 14억달러를 해제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8개월이 넘는 내전으로 파괴된 수도 시설·병원·교통망 재건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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