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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상 ‘김정은 통치’… 장성택 섭정 집단지도체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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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2-21 00:21:18 수정 : 2011-12-21 00: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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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이념 강화할 것이냐 먹고사는 문제 해결할 것이냐
장성택 ‘딴맘’ 먹으면 쿠데타 등 권력투쟁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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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3대 권력 세습과정에서 김정은은 선대와 달리 ‘1인 통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증폭된 북한 체제의 모순과 불확실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젊고 야심찬 후계자 김정은은 마음이 급할 것이지만, 우선 당과 군의 엘리트를 일사불란하게 장악해 체제 불안정성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 사상·군사·경제대국으로 축약되는 이른바 ‘강성대국’ 역시 아버지의 유훈이자 북한 지도자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비전이다.

그러나 북한은 명목상 김정은 1인 지배체제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배후에서 핵심 권력그룹이 주요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집단지도체제가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보다 그를 둘러싼 지배권력 엘리트의 재편 구도에 관심이 더 쏠리는 이유다. 관건은 이들이 북한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이다.

전문가들은 실질적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지, 주민들의 생계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난 해소에 주력할지를 둘러싼 정책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권력 내부적으로 북한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향후 권력 다툼과 갈등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 연구원은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핵심 권력엘리트들도 북한이 처한 열악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체제로는 안 된다고 여겨 개혁·개방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장 확산에 따른 이념 약화를 우려하는 당 관료와 경제계획 주도권을 쥐고 있는 내각 사이에는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념적으로 시장경제 움직임을 배척하면서도 선군정치를 강조하며 외화벌이를 독점하다시피 한 것으로 알려진 군부의 경우 외화획득 독점권이 흔들리면 개방 반대를 명분 삼아 권력엘리트 간 이념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1부부장,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등 김정은 후견그룹의 역할이 중시된다. 아버지 김정일의 몸이 불편할 때부터 김정은 후계구도 작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이 현재로서는 실세이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장성택은 현재 북·중 경협의 책임자이며 김정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반면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김정은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권력의 속성상 후계자가 안정적 권력을 확보하는 순간 후견인은 이용가치가 떨어지고 ‘역심’을 품을 용의자로 꼽히게 된다. 김정은에게 장성택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권력의 선천적인 취약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오히려 관심이 집중된 장성택보다 김정각 부국장의 역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군부 및 보안기구 엘리트 장악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남은 과제는 김정은이 어떠한 형태로 당 조직을 장악할지에 있다. 당과 군부 조직을 손에 넣은 이후에도 후계자가 아닌 ‘지도자’로서의 김정은을 권력층과 주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처럼 ‘김정은’의 이름으로 국방·외교·경제·사회·예술 등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정책에 대한 교시와 지침이 내려져야 한다는 얘기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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