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패” 시인…정부 “책임 물을 것” 북한이 1조원 가까운 거금을 쏟아부은 ‘광명성 3호’가 발사 2분15초 만에 공중 폭발하면서 실패로 끝났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15일)을 앞두고 ‘축포’를 쏘아올리려 했지만, 대내외적으로 망신과 비난만 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과 북측의 추가 도발 우려 등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가 격랑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는 13일 “북한이 오전 7시38분55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발사 후 2분15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미사일은 발사 후 수분 만에 20여 조각으로 분리되면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발사 후 4시간20여분 만인 낮 12시3분 “광명성 3호 발사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됐지만, 지구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발사 실패를 시인했다. 1998년 8월31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광명성 1호’를 쏜 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를 시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2분15초 뒤인 오전 7시41분10초 공중 폭발하면서 2개로 분리됐다. 당시 1단 추진체가 분리되는 마하 7.6에 못 미친 마하 5.6의 속도에 그쳤고, 위치는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수십㎞ 떨어진 해상을 비행하던 중이었다.
오전 7시47분42초에 2개의 분리체 중 하나는 10여 조각으로 분리된 후 안면도 해상 인근에서 사라졌고, 다른 분리체도 7시48분2초쯤 3조각으로 분리돼 군산반도 인근 해상에 낙하했다. 발사에서 잔해 추락까지 9분7초를 비행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잔해물이 평택과 군산 서방 100∼150㎞ 해상에 광범위하게 떨어졌다”면서 “1단과 2단 추진체의 분리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북한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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