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보수 껴안기 행보 가속
文 ‘텃밭 지키자’ 또 호남행
安 중도·무당파 구애 몰두 대선 중반전에 돌입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지층 확장을 위한 공세 행보 대신 수성(守城)에 나서고 있다. 고착 상태의 3자 지지율이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요동칠 것에 대비해 기본 지지층부터 단단히 묶어두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행보가 ‘과거사’에 발목 잡히자 ‘우클릭’ 행보를 보였다.
그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선진화시민행동(상임대표 서경석)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선진화 전진대회’에 참석했다. 선진화시민행동은 보수성향 시민단체로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관련해 10·4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인사말에서 “자신의 정책을 내세우기보다 남을 공격하고 비방해서 선거를 이기려고 한다면 결국 나라가 힘들어지고 국민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사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야권을 질타하고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보를 지켜내고 국민들께서 바라는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상대로 한 단일화 경쟁을 의식해 기존 지지층 이탈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지지층인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심상찮은 호남 민심을 꽉 붙들지 않고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전날 전북 무주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 사무국장 워크숍에 참석한 데 이어 28일 전북·전남 선대위 발대식 참석차 다시 호남을 찾는다. 친노(친노무현) 인사 9명을 선대위에서 퇴진시키고, 호남출신을 선대위 인사에 배려하거나 ‘정치검찰’ 개혁카드를 꺼내든 것도 호남 표심 구애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일관되게 탈정치 메시지를 던지며 대학생과 비정규직 등 중도·무당파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안철수 현상’의 주요 기반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낡은 정치’로 규정하고 자신이 정치쇄신의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이 제안하면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철수가 간다’ 1탄으로 서울 남산동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청년 아르바이트생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열악한 아르바이트 현장과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지적한 뒤, “청년 실업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며 ‘청년고용 특별조치’와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등 청년실업 대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집토끼 잡기’ 전략에 대해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표의 확장성에 대한 후보로서의 능력을 입증하기보다 기존 지지층을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세적 선거전략을 보이고 있는데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강은·김재홍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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