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홀로 사는 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3대가 오손도손 사랑과 정을 나누며 사회의 근간을 이뤘던 전통적인 가정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이라는 양 날개도 꺾인 지 오래다. 가정의 따뜻한 정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교육적 기능이 사라지면서 ‘가족화’가 아니라 ‘개족화(가족이 따로따로인 해체 현상)’가 심화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빈부격차, 양극화와 함께 ‘행복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혼과 사별, 별거나 미혼모 등으로 발생하는 한부모가정이 대표적이다. 한부모가정은 2005년 137만가구에서 2011년 163만9000가구로 늘었다. 조손가정도 2005년 5만8101가구에서 2010년 11만9294가구로 2배 늘었다.
가정 붕괴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심각한 것이 이혼이다. 2011년 32만9000쌍이 가정을 꾸리고 11만4300쌍이 갈라섰다. 세 쌍이 결혼하면 다른 쪽에서 한 쌍이 이혼하는 셈이다. 30대 이혼율은 30%대에 이른다. 50대 이상 ‘황혼이혼’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보금자리 해체는 빈곤과 가출, 고독사, 자살 등 각종 사회문제로 이어진다. 이들은 우울증 발병률도 높다.
가정붕괴로 파생되는 사회적 비용만 연간 13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가정 폭력이나 이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5조원이나 됐다. 가정 붕괴를 막고 잃어버린 가정을 복원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가정 없이는 사회는 물론 국가도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3년여에 걸쳐 ‘다문화 한가족’ 시리즈를 게재하며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운 세계일보가 창간 24주년을 맞아 연중기획 ‘가정이 희망이다’ 시리즈를 시작한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한부모·조손·미혼모 가정,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다문화가정의 사례를 통해 이 시대 진정한 가정의 의미를 짚어 보고 바람직한 가정 복원 방안을 고민해 본다.
특별취재팀=문준식·이우승·안용성·김수미·우상규·조현일·송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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