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경제민주화 후퇴
북핵위기로 국방비 증액 ‘국민 행복’을 키워드로 한 박근혜 정부 5년 로드맵이 21일 공개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를 비전으로 한 5대 국정목표와 21개 국정전략, 140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한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통합한 ‘국민행복연금’은 내년 7월부터 도입돼 소득수준에 따라 모든 계층에 매달 4만∼20만원이 지급된다. 복지 예산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핵 사태를 계기로 확고한 안보 의지를 보이는 취지에서 국방예산은 국가재정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북핵 위기로 사병 복무기간 단축(21개월→18개월) 공약도 중장기 과제로 미뤄졌다.
박 당선인이 대선 출마선언 당시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던 ‘경제민주화’는 5대 국정목표에서 빠지고 국정전략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질서 확립’에 포함됐다.
인수위 측은 경제민주화 의지 후퇴 지적에 대해 중소기업·자영업 대책에 경제민주화 취지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장이나, 경제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대기업 옥죄기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박 당선인은 대기업 신규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연기금 의결권 행사 강화 등의 현실적인 대안을 택했다.
만 65세 이상 국민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재원은 기존 국민연금에서 충당하지 않고, 국고 및 지방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4대 중증질환의 필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어나지만 법정 본인부담금은 유지된다. 대선 당시 일괄지원을 약속했으나 단계적 지원으로 정리되면서 재정 압박에 따른 복지 공약의 후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정 청사진 공개하는 인수위 대통령직인수위의 김용준 위원장(가운데)이 진영 부위원장, 윤창중 대변인, 9개 분과 간사 등과 함께 21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이날 새 정부가 추진할 5개 국정목표와 21개 국정전략, 140개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김범준 기자 |
새 정부는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출범 후 210개의 관련법 제·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강석훈 인수위원은 이날 “68개 법안은 이미 제출했고 올 상반기에 41개, 하반기에 58개 등 150개 이상의 입법을 올해 중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나기천·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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