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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서 ‘다크’해진 아이돌★, 최승현 vs 이준

입력 : 2013-11-01 14:02:33 수정 : 2013-11-01 14: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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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창생' 최승현(왼쪽)과 '배우는 배우다' 이준
올 가을 극장가, 아이돌의 변신은 무죄?

요즘 거친 남자들의 눈물이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본업인 가수가 아닌 연기에 도전한 두 아이돌스타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오는 11월6일 개봉을 앞둔 ‘동창생’(감독 박홍수)에는 빅뱅의 탑, 최승현(26)이 주연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를 펼쳤다. 이에 앞서 개봉한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는 엠블랙 이준(25)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그동안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멀티캐스팅 영화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승현·이준은 모두 ‘단독 주연’을 꿰찼다. 게다가 20대의 비슷한 또래, 그리고 아이돌의 이미지를 벗고 ‘다크’하고 거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왜 무대에서 안주하지 않고 스크린에서 변신을 꾀한 걸까.

◆ ‘동창생’ 최승현, 연기에 물 올랐네

최승현(탑)이 주인공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린 후부터 충무로 관계자들과 팬들이 이 영화에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지난 29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첫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동창생’이 공개되고 나자 ‘꽃미남 간첩 이야기’라는 이야기의 큰 줄기 때문에 지난 6월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묘하게도 이 두 영화는 같은 배급사 쇼박스의 작품이다)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훌륭하고 캐릭터의 매력이 잘 살아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의 눈여겨봤을 최승현의 연기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2010년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두 번째 주연작인 이번 작품에서 그의 눈빛은 더욱 깊어지고, 연기는 무르익었다는 평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여동생 혜인(김유정 분)을 지키기 위해 공작원이 되는 18살 소년 리명훈(남한 이름 강대호)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북한의 여동생, 그리고 여동생과 이름이 같은 남한 친구 혜인(한예리 분) 때문에 ‘살인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명훈의 애달픈 운명을 처연하게 잘 표현해냈다.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에서 나오는 묵직한 캐릭터의 매력은 영화의 전체 분위기를 관통한다.


◆ ‘배우는 배우다’ 이준, 연기력 폭발

이준은 ‘배우는 배우다’에서 제목 그대로 ‘리얼한’ 배우 연기를 펼쳤다. 극 중 주인공인 ‘오영’ 역에 그가 캐스팅됐을 때만해도 “왜 하필 아이돌 출신이냐”며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뜩이나 세계적인 거장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에서 단독 주연이라서 더 그랬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이준 본인의 부담감 역시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준은 연극과 영화 연기를 오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돌 출신’, 그리고 ‘첫 주연’에서 오는 부담어린 시선을 말끔히 밀어냈다.

‘배우는 배우다’는 연기가 좋았던 신인배우가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지만, 주변 상황에 휘둘리며 욕망과 쾌락을 쫓다 결국 파멸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교롭게도 첫 주연작에서 실제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배우’를 연기하면서 각오도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늘 ‘초심’을 생각했다는 그는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평이 그래도 나쁘지 않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충무로는 지금 ‘아이돌’을 원해

‘동창생’을 배급한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홍보팀 최근하 과장은 요즘 충무로에 불고 있는 ‘아이돌 열풍’에 대해 “당연한 흐름”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동안 개봉된 한국영화들을 살펴보면 몇몇 중견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작품들이 ‘흥행보증수표’로 인식돼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증가하고, 한국영화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관객들은 더 새로운 이야기와 얼굴을 갈구하게 된다. 이에 영화 제작·투자사들은 10·20대를 넘어서 30·40대까지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돌스타’ 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 과장은 “아이돌스타들이 영화에 출연하면 우선 영화 자체가 ‘젊은 느낌’을 갖게 된다”면서 “그동안 무대에서만 봐왔던 아이돌이 스크린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을 갖는 관객들이 많고, 기존 20~30대 주관객층보다 더 다양한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승현, 이준 등 아이돌스타들이 ‘다크’해진 데에도 이유가 있다. 아직 배우로서는 ‘검증’이 덜 된 상태에서 원래 갖고 있던 상업적인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 본연의 모습’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 그들의 연기력까지 뒷받침되면 영화를 보는 팬이나 관객들의 충성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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