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청소년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 간부가 수사 도중 자살을 시도했다. 일선 경찰서의 팀장급 간부가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경찰은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22일 서울 A경찰서에 근무중인 B경감이 이날 자살을 시도, 경찰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B경감은 10여년 전 내연녀의 당시 중학생 딸인 C씨를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C씨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B경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범죄 예방의 최일선에 서야하는 경찰이 그 중에서도 고급 간부가 장기간 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B경감이 자살을 시도한 만큼, 피해자의 신고 내용이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경감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세월호 참사 애도 기간임에도 경찰은 잇따른 음주 사고를 내며 기강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어 성폭행 의혹 사건까지 겹치면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최근 안산단원경찰서 소속의 한 경찰관이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입건됐고, 서울 지역의 한 경찰관은 술에 취해 돈을 훔치다 적발됐다. 또 광주에서는 술이 덜 깬 경찰관이 교통사고를 내 9명이 다치는 등 비위행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영탁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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