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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조경제 핵심 간부가 나랏돈 빼돌린 업자와 '부적절한 관계'?

입력 : 2014-07-08 06:00:00 수정 : 2014-10-09 15: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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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혐의 청와대 비서관 1년째 내사 감감 청와대 경제수석실 A비서관의 비위 의혹은 그가 지난 정권에서 중소기업청 간부로 있을 때의 일이다. 그러나 과거지사로 치부하고 넘길 수 없는 연속성과 상징성을 띤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목표인 창조경제는 창업 활성화, 즉 ‘제2의 벤처 붐’ 추진이 근간이다. 그런데 이 정책 담당 비서관이 창업, 벤처를 살리자고 조성된 정부 기금의 횡령 혐의자와 비리로 연결된 인물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A비서관의 대학 후배인 공공기관 간부는 거액을 정기적으로 상납받은 의혹도 있다. A비서관도 금품 수수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나랏돈 빼돌리는 데 한통속?

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는 감찰 조사 결과 A비서관과 한국벤처투자 간부 B씨, 창업투자사 대표 C씨 3명이 상당히 유착됐다고 판단했다. 접대 의혹이 제기된 시기는 2008년부터 2012년 초 무렵. A비서관과 B씨가 각각 중기청과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핵심 간부일 때다. 의혹을 조사한 청와대와 관련 기관들은 이들이 학연·지연으로 얽혀 매우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판단했다. A비서관과 B씨는 K대 선후배 관계이고, B씨가 한국벤처투자에 입사한 것도 A비서관이 추천했다고 한국벤처투자 측은 파악해 보고했다. A비서관과 C씨는 출신 지역이 연결고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B씨는 C씨를 ‘수시로’ 불러 술값 대납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가 급한 사정으로 호출에 응하지 못할 경우엔 회사 임원을 대신 보내 접대했다. 이 자리에는 중기청 간부이던 A비서관이 ‘매번’ 동석했다. 청와대는 “2차 성접대까지 보낸 일이 ‘자주’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C씨→B씨→A비서관’으로 이어지는 후원인, 스폰서 관계 의혹이 짙다는 게 1차 감찰 결과다.

C씨는 영화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유명 투자자다. 2000년 대학 동창 2명과 함께 창투사를 설립해 역대 관객순위 20위권 영화 중 8편에 참여했다. 웰컴투동막골, 과속스캔들, 최종병기 활 등이 대표작이다. 이 창투사는 모태펀드 일부 계정의 운용사로도 수차례 선정돼 약 640억원을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사실이면, 접촉조차 피해야 할 직무 관련자들끼리 유착된 셈이다. 이에 대해 A비서관과 B씨는 C씨와의 친분, 교류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더 큰 문제는 C씨가 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정부 기금 중 350여억원을 한 영화제작사에 투자했는데, 이곳은 C씨 차명 회사인 혐의가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벌였다. C씨는 이 영화제작사가 투자하거나 제작한 영화에 자신이 운용하는 정부 기금을 투자해 위험 부담 없이 수익만 건진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가 흥행하면 수익을 공유하고 실패하면 손실은 펀드에 넘기는 구조다.

◆의혹 무성했던 모태펀드 비리, 사실인가

청와대는 C씨가 B씨에게 술·골프 접대는 기본이고 현금 수천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한 의혹도 포착했다. 그 대가로 B씨는 펀드 운용사 선정 때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C씨 창투사를 지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C씨가 실소유주란 의혹이 제기된 영화제작사에 투자된 기금의 회수율은 37% 선. C씨는 기금 중 상당액을 손실 처리하는 수법으로 횡령한 뒤 B씨 등 기금 운용 관계자들에게 로비 자금으로 뿌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감찰 대상은 A비서관이었기 때문에 B씨의 모태펀드 관련 비리 의혹은 구체적 확인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B씨가 이 같은 의혹 선상에 오른 것이 처음은 아니다. 관련 당국은 B씨가 2009년부터 5년 넘도록 전략투자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각종 비위 소문이 나도는 등 ‘처신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전략투자본부장은 2005년 모태펀드 출범 때부터 2012년 초까지 출자심의위 당연직 내부위원으로 참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태펀드 운용과 관련된 민관 유착 비리 의혹은 이미 업계에 소문이 무성하다”며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모태펀드란=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별 펀드(투자조합)에 자금을 출자하는 펀드로, 2005년 출범했다. 직접 투자의 위험은 최소화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위한 펀드’(fund of funds)다. 정부는 올해 2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창업과 벤처산업 활성화에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모태펀드 출자로 약 1조7000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벤처기업·대기업·개인출자자 등 민간 출자로 조성하기로 했다.

 

『비리혐의 청와대 중소기업 비서관』 관련 바로잡습니다

본보는 지난 7월 8일자『비리혐의 비서관 1년째 내사 감감』등 제목의 기사에서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 A씨, 한국벤처투자 간부 B씨, 창업투자회사 대표인 C씨의 유착과 비리 의혹을 보도하였습니다.

이후 청와대는 위와 같은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실 자체 조사 결과, “특별히 조치를 취해야 할 사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된 C씨는 2014년 4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무혐의 결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A씨, B씨, C씨 등 3명이 학연·지연으로 얽힌 매우 가까운 사이로서 향응·금품 수수, 취업 알선, 회사 지원 등이 있었다’는 의혹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이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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