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강원 고성의 육군 22사단에서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을 계기로 보호관심병사 관리 부실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이후에도 관심병사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총기난사와 자살 등 대형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지만, 군 당국은 사전예방에 실패한 채 뒷북만 치고 있다.
12일 오후 총기 자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주 제3군사령부 직할부대로 육군 중앙수사단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군 헌병대는 가혹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광주=연합뉴스 |
A 상병은 지난 5월2일 인성검사 때 자살예측 판정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으며, B 상병은 지난해 인성검사 때 자살 충동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두 상병은 지난 2월 복무 부적응 병사를 대상으로 사단급 부대가 운영하는 ‘비전캠프’에 입소했고, B 상병은 지난 7월 군단급 부대에서 운영하는 ‘그린캠프’에 입소했다. B 상병은 지난해 10월 부대에서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으며, 11월에는 부대를 탈영했다가 8시간 만에 체포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면담과정에서는 성(性) 정체성 혼란을 언급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B 상병은 후임병에게 “8월 휴가 중 A 상병과 동반 자살하려고 한다”고 지난 6월에 사전 예고까지 했지만 간부에게는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 가능성이 큰 병사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날 자신의 총기로 자살한 제3군사령부의 C일병도 ‘자살 우려’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102보충대에서 입대 병사들이 보충대까지 배웅하러 온 가족과 친구 등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1290명이 102보충대를 통해 입영했다. 춘천=연합뉴스 |
군의 한 관계자는 “A급 관심병사가 군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병력 부족으로 군에 들어오는 관심병사는 늘고 있지만 이들이 병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국방부 차원의 대책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군 당국은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에 따른 조기 전역 절차를 기존 2∼3개월에서 2∼3주로 줄이고 정신질환자의 현역 입대 제한을 검토하는 등 관심병사 관리 및 자살사건 방지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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