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에서는 일단 교황 방한 효과가 5500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교황이 지난해 7월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브라질을 5일간 방문했을 때 브라질관광공사가 추정한 경제효과 12억헤알(약 5500억원)이 근거다. 이때 청년대회엔 세계 각국에서 60만명이 참석했다. 교황이 집전하는 16일 광화문 시복 미사에는 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5일 대전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등 교황의 지방 일정까지 모두 감안하면 교황의 경제 효과 추정치는 550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방문이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 효과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연구소 등은 2010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와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직접 경제 효과를 각각 2667억원, 2600억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국제행사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참석해 특정 인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지만 파격과 소탈 이미지로 전 세계에서 종교와 무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교황은 다르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 움직이는 행보,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모든 국민과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다.
무엇보다 경제계에서는 교황의 방문이 불러올 ‘반짝 특수’보다는 우리 국민의 심리 치유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세월호 참사로 피폐해진 내수 심리가 살아나는 게 직간접으로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교황의 방문이 분명 우리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지만 이런 것보다는 우리 국민에게 선사할 정서·정신적인 안정이 훨씬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교황의 방한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대신 지금 국가적으로 국민 정서가 불안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제·사회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인데, 이를 치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 게 진정한 교황의 방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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