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직무대행에 윤웅원 부사장
12일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자 KB금융 직원들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직무정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칙을 세우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리더들이 4개월간 이전투구하며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며 “그렇지 않아도 실적 하락이 극심한데 앞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KB금융은 회장과 은행장이 동반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 회장이 사장 직제를 폐지해 직무정지 3개월간 수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된다. LIG손해보험 인수 등 현안이 산적한 때 경영 공백이라는 난제를 맞게 된 것이다. 최근 KB금융은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승인 여부는 내달 말 금융위 회의에서 결론이 날 전망인데 당국의 비협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임 회장의 직무정지가) 예상치 못한 결과여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사외이사들과 함께 여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웅원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됐다.
하지만 임 회장이 이날 금융위 징계에 반발하며 소송 등 명예를 회복할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KB 혼란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법적으로 다투면 결과가 나오는 데 최소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2009년 1월 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불복한 행정소송에서 3년 만에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KB 직원들의 한숨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징계 결과가 나오자마자 금융감독원이 KB금융의 내부통제 정밀진단 방침을 밝혔다”며 “수장이 금융당국과 법적 공방을 벌이면 피감기관으로서 일선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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