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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직도 거품 많은 집값…서울 중산층 연소득 9배

입력 : 2015-01-27 06:00:00 수정 : 2015-01-27 17: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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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식'이 깨졌다]아직도 거품 많은 집값…서울 중산층 연소득 9배
대출 의존 집값 부양 정책 탓…젊은 세대 내집 장만 꿈 못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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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격은 소득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소득 대비 배율(PIR:Price to Income Ratio)은 자산가격의 적정성과 구입 가능성을 가늠케 하는 척도다. 이 지표로 볼 때 서울의 집값은 여전히 지나치게 비싸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서울의 중위 집값은 중위(3분위) 연소득의 8.8배로 뉴욕(6.1배), 도쿄(4.9배), 워싱턴(4.2배) 등 선진국 대도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웬만한 한국 중산층이 소득으로만 서울에 중간 가격의 집을 마련하려면 거의 9년치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한국 집값의 PIR는 전국 평균 4.8배, 서울은 8.8배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집값 5분위 중 중간 가격인 3분위 집값을 소득 5분위 중 중위소득인 3분위 연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고소득층이라고 해서 나을 건 없다. 가격 상위 20%인 5분위 서울 집값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연소득으로 나누면 PIR는 9.5배로 더 높아진다. 주로 서울 강남에 밀집한 고가의 아파트는 고소득자들의 시장인 만큼 그들 역시 소득으로만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유엔 인간정주위원회(HABITAT)는 적정 PIR 수준을 3.0∼5.0배로 권고하고 있다. 세계적 주택시장 조사연구기관인 퍼포먼스 어번 플래닝(Performance Urban Planning)은 3.0배 이하를 ‘집 구입이 가능한’(Affordable) 수준으로 평가한다. 3.1∼4.0배는 집 사기에 ‘좀 부담스러운’(Moderately Unaffordable), 4.1∼5.0배는 ‘꽤 버거운’(Seriously Unaffordable), 5.1배 이상은 ‘매우 어려운’(Severely Unaffordable) 수준으로 본다. 이 기준에 따르면 서울의 집값은 웬만한 고소득 가구도 감당이 안 될 만큼 높은 상태다.

선진국 주요 도시와 비교해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최근 발간된 퍼포먼스 어번 플래닝의 ‘국제 주택마련 가능성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도쿄, 워싱턴 이외에도 런던(8.5배), 로스앤젤레스(8.0배), 시애틀(5.2배), 싱가포르(5.0배) 등 상당수 세계 대도시 주택 PIR가 서울보다 낮다.

좀 빠졌다고는 하나 서울 집값이 여전히 높은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품붕괴 과정을 거친 선진국과 달리 가계 빚에 의존한 집값 부양 정책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그 결과 가계부채는 급증했고 젊은 세대는 집 살 희망조차 포기하고 있다. 2007년 말 327조5000억원이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531조원으로 62%(203조5000억원) 늘었다. 저금리 기조에서 엄청난 빚이 집값을 아슬아슬하게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생산인구 감소, 가계소득 정체, 저성장기조 정착 등으로 집값은 더 오르기 어려운 상황에 들어섰다”며 “거품은 꺼질 것이고 공짜로 먹은 점심값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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