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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심 거친 9편 1박2일 심사후 4편 압축
한 표씩 던진 최종 투표서 결과 뒤집혀
11회 세계문학상 심사 형식은 예년과 달랐다. 원로급 심사위원을 2명으로 늘리고, 예심위원 7명을 가동해 1차 심사를 진행했다. ‘터키어 수강일지’ ‘모던 마리아 못된 마리아’ ‘가토의 검’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날들’ ‘꽃그림자 놀이’ ‘베트남산 접의자 - 그 여름의 섬’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나의 요리사 마은숙’ 등 9편이 뽑혔다. 예심위원들이 보내온 작품을 다시 복사, 제본하여 원로급을 포함한 9명에게 송부했다.

22일 오후 2시7분 용산역에서 심사위원들이 논산행 KTX에 올랐다. 논산역에서는 박범신 선생이 일행을 맞았다. 탑정호 인근에 집필실을 마련해 귀향한 선생을 찾아 진행한 1박2일 심사의 시작이었다. 탑정호 ‘레이크 힐’에 여장을 풀고 이곳 세미나실에서 2차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가 시작되기 전 고향 작가 박범신을 예우하기 위해 황명선 논산시장이 나와 심사위원 일행에게 논산딸기와 강경젓갈을 선물했다.

‘레이크 힐’ 토론 후 2표씩 무기명 비밀로 행사하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2차 통과 목록은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날들’ ‘꽃그림자 놀이’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등 4편으로 압축됐다. 이후 저녁 식사와 이어진 자리에서 심사위원들은 각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었다.

이튿날 아침 인근 박범신 집필실로 자리를 옮겨 최종심을 진행했다. 자유로운 토론을 거친 뒤 이번에는 전날과 달리 1표만을 행사하는 마지막 투표에 돌입했다. 그 결과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도출됐다. 전날에는 후순위에 머물렀던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가 5표를 획득해 최종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2표 투표 때와는 달리 1표만을 요구했을 때 나온 결과였다. 일행은 나바위 성당을 들러 강경 옥녀봉에 올라 하오까지 안개가 걷히지 않는 풍경 속을 걸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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