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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3곳 '3차 진원' 부상… 차단에 사활

입력 : 2015-06-11 18:28:45 수정 : 2015-06-11 21: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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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번 환자의 창원SK병원…98번 환자의 서울 메디힐병원…90번 환자의 대전 을지대병원 보건당국이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유행을 촉발시킬 ‘슈퍼 전파자 위험환자’로 꼽은 세 사람은 모두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후 보건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시기에 여러 병원들을 전전했으며, 마지막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다수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이들 위험 환자 세 사람을 고리로 한 메르스 확산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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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번 환자, 창원SK병원 6일간 입원

슈퍼 전파자 위험 후보인 115번(77·여) 환자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을 떠난 뒤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산지로 지목된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지 않은 정형외과 외래 환자였기 때문에 당국의 감시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이 때문에 115번 환자와 접촉한 가족과 의료진, 환자 등 격리대상만 549명에 달한다. 밀접 접촉자도 14명(가족 13명, 요양보호사 1명)이다. 가족 중에는 초등학생 손자 등도 포함돼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115번 환자는 서울에서 창원까지 이동하면서 가족과 함께 승용차를 탔고, 창원으로 돌아와 창원힘찬병원, 가족보건의원 외래와 창원SK병원에 입원하는 등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방역당국은 창원SK병원에 대해 입원환자와 의료진 등 57명은 병원 내에 격리하는 코호트(집단) 격리를 하고, 일반 외래는 받지 않도록 휴원을 지시했다. 나머지 398명은 자가 격리하고 94명은 능동 감시 대상으로 정했다. 이 환자의 남동생 등 가족이 거주하는 부산 기장군과 충남 서산시에도 환자 접촉 의심 상황을 알렸다. 이 환자가 퇴원한 10일을 기준으로 잠복기가 끝나는 24일까지는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이 높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메르스 98번 확진 환자가 다녀간 서울 양천구의 메디힐병원이 폐쇄된 가운데 11일 한 중년 여성이 입원한 남편에게 줄 음식을 병원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98번 환자, 양천구 메디힐병원 5일간 입원


98번(58) 환자도 지난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이후 서울의 병원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지난 4∼7일 양천구 메디힐병원에 입원했다 퇴원 후 곧바로 다시 입원해 1인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외래, 응급실, 입원실 등을 모두 거쳤다. 이 환자는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을 찾아 최종 확진을 받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 추가 확산은 막았지만 메디힐병원 접촉자만 242명에 달한다.

메르스는 감염되더라도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전염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환자가 지난 2일 황외과에서 편도염으로 진료를 받았고 다음 날인 3일 김정호이비인후과에서 몸살로 진료를 받았다는 점이다. 언제가 정확한 메르스 증상 발현일인지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4일 메디힐병원을 오기 전에 이미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 입원기간은 바이러스 전파력이 가장 센 시기였을 수 있다. 메디힐병원 관계자는 “98번 환자는 내원 당시 삼성서울병원 병문안 사실을 밝히지 않고 몸살과 구역감 증세로 검사받고 1차 입원 후 퇴원했다가 증상이 악화돼 재입원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병원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일시 코호트 격리조치를 내렸다. 현재 79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데 잠복기가 끝나는 23일까지는 추가 입·퇴원이 불가능하고 외래진료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추가 의심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나 의료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98번 확진 환자가 다녀간 서울 양천구의 `메디힐 병원`을 폐쇄한 11일 오후 병원을 찾은 한 여성이 닫힌 문을 흔들어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90번 환자, 대전 을지대병원, 옥천 의료기관 3곳 경유


90번(62) 환자도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노출됐다. 이 환자는 지난 8일 확진 후 치료를 받다가 10일 숨졌다. 삼성서울병원에 메르스를 전파한 14번 환자와 7시간 가까이 함께 있었다. 자가격리 대상이었지만 당국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사이 충북 옥천 안팎의 병원 여러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이 환자는 옥천성모병원에서 3차례, 옥천제일병원과 곰바우한의원에서 각각 4차례나 외래 진료를 받았고, 상태가 악화하자 6일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보건복지부의 느슨한 방역망 탓에 메르스에 노출되고도 혼자 4곳의 병원을 옮겨다닌 것이다.

방역당국은 뒤늦게 옥천제일의원과 곰바우한의원을 폐쇄하고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은 환자와 의료진을 병동 내에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를 시행했다. 이들 의료기관 의료진과 환자 등 80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은 50명의 환자는 90번 환자가 다녀간 41시간 동안 위험에 노출됐다.

메르스는 기존 질환이 있고 면역력이 약한 경우 감염에 취약하다. 새로운 슈퍼전파자 위험 후보인 90번 환자가 마지막으로 이들 병원에 다녀간 지난 6일 을지대병원을 기준으로 최대 잠복기 14일이 지나는 오는 20일까지가 최대 고비다.

조병욱·이재호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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