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 따르면 16일 현재 부산에서 모두 987명이 병원격리·자택격리·능동감시 등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부산의 두 번째 환자인 A씨와 관련한 관리대상이 899명으로 시 전체 관리자의 91%에 달한다.
부산시 등이 긴장하는 이유다. A씨가 살고 있는 수영구의 관리대상이 425명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A씨가 메르스 검사 전까지 열흘 이상 수영구 일대를 오가면서 관리대상이 많아졌다.
면회객 통제 추가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부분폐쇄에 들어간 가운데 16일 마스크를 쓴 서울삼성병원 관계자들이 암병동 입구에서 면회객을 통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A씨는 메르스 병원이 공개되지 않는 바람에 지난달 30일까지 대청병원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부산으로 돌아와 발열과 복통 증세를 호소하며 자혜내과와 부산센텀병원, 한서병원, 좋은강안병원 등을 차례로 들렀다.
또 회사가 있는 동래구 사직동까지 수차례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택시 등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접촉자가 899명으로 불어났다.
16일 대구에서 메르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A(52)씨가 격리 중인 대구의료원에서 한 간호사가 마스크를 쓴채 생각에 잠겨있다. |
수영구는 현재 오전 10시, 오후 3시 하루 2회 격리대상자의 집을 방문해 상태를 파악하고 있지만 오후 3시 이후 이들이 외출하는 등 자유롭게 행동해도 파악할 길이 없다.
실제로 모 아파트에 사는 한 격리자가 15일 밤 집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주민들에게 발견돼 경찰과 구 관계자가 긴급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영구 인근의 해운대구와 남구는 각각 122명, 99명에 대해 현장방문 없이 전화로만 하루 두 차례씩 격리상태를 확인하고 있어 효과적인 격리가 될지는 의문이다.
잠복기가 최소 14일인 메르스 접촉자들의 격리가 13일부터 본격화한 것을 감안하면 잠복기가 지속되는 이달 말까지 시민 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시민 조모(58·남구)씨는 “2차 메르스 확진자가 수영구에서 나왔는데도 남구 주민들도 외출을 꺼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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