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발칵’… “80년전 것 이용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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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중지 더 선(사진)은 18일(현지시간) ‘왕가의 경례법’이란 제하 기사와 사진을 8개면에 걸쳐 보도했다. 1면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7세였던 1933년 왕실 별궁이었던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어머니와 여동생 마거릿 공주(당시 3세), 삼촌 에드워드 8세 왕자와 함께 나치식 경례를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게재됐다. 1933년은 나치당 당수였던 아돌프 히틀러가 총리에 임명된 해다.
더 선은 웹사이트에 17초 분량의 흑백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당시 황태자였던 에드워드 왕자가 밸모럴성 정원에서 동생(훗날 조지 6세로 엘리자베스 여왕 아버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에드워드 왕자는 1936년 12월 퇴위 이듬해 히틀러를 만나는 등 나치즘에 동조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에드워드 왕자는 아버지 조지 5세 뒤를 이어 1936년 1월 즉위했으나 미국의 이혼녀 월리스 심슨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11개월 만에 동생에게 물려줬다.
더 선의 보도에 영 왕실은 발끈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80년 전 촬영된 왕실의 사적 영상을 이런 방식으로 이용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영국 경찰에 윈저성 왕실기록관에 보관돼 있던 미공개 영상이 어떤 경로를 통해 더 선에 전달됐는지를 밝혀 달라고 수사 의뢰했다.
이에 더 선 측은 “영상을 부당하게 이용했다는 왕실의 비난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에드워드 왕자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역사적 중요성이 있으며 공익에도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스티그 압델 더 선 편집장은 “여왕이나 왕실을 당혹시킬 의도는 전혀 없다”며 “우리만큼 왕실에 우호적인 매체도 없지만 대중적 관심사에 부합하는 기사를 게재하는 신문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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