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장례위원장 맡아… 국회서 영결식 엄수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장례형식과 절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법’을 처음 적용받아 5일간 국가장으로 치러진다.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현지에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보고받고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를 것을 재가했다.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거행된다.

국가장법은 국장과 국민장, 가족장 등으로 나뉘어 있던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을 2011년 개정한 법이다. 전직 대통령 간에도 국장과 국민장 등으로 장례형식에 차이가 나 논란이 일자 정부가 국가장으로 통일한 것이다.

현행 국가장법은 전·현직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 등을 국가장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장이 결정되면 정부는 빈소 설치·운영과 운구, 영결식 및 안장식을 주관하게 된다.

작년엔 이겨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해 폐렴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건강을 회복했을 때 차남 현철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현철씨 페이스북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장례 명칭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으로 장례 기간은 22∼26일이다.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거행되며, 안장식은 영결식 종료 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엄수된다. 장지는 국가보훈처와 국방부가 유족의 뜻을 들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관례와 유족 의견을 종합해 황교안 국무총리가 맡았다. 대표 분향소는 국회의사당에 설치되고 지방자치단체는 23일부터 분향소를 운영한다. 서울시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 경남도는 도청과 김 전 대통령 고향인 거제시에 분향소를 각각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도청 대회의실과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시 소재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경기·전북·경북·전북·제주·강원 등에서도 도청에 분향소를 설치, 23일 오전부터 주민들이 조문하도록 했다. 외국 인사들의 조문을 위해 재외 공관장 결정으로 재외공간분향소도 설치할 예정이다.

“여보 잘 가세요”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오른쪽 두번째)가 22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서 부축을 받으며 헌화하고 있다. 이날 아침에야 뒤늦게 고인의 부고를 전해 들은 손 여사는 침묵을 지키며 6시간 가까이 내실에 머물다 돌아갔다.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장 기간에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국기를 조기로 게양하게 된다.

행정자치부는 국가장이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엄수될 수 있도록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영결식과 안장식 준비, 유가족 지원, 분향소 지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김혜영 행자부 의정관은 향후 절차와 관련해 “유족이 기독교 장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적으로 유족의 의견을 존중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궁화대훈장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 있다. 이 훈장은 1993년 대통령 재임시 받은 것이다.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장 비용은 국고에서 부담하게 된다. 다만 조문객 식사비와 노제 비용, 삼우제 비용, 사십구일재 비용 등은 제외된다. 국가장법 개정 이전에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2009년 5월23일 서거)은 국민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2009년 8월18일 서거)은 국장으로 각각 7일장, 6일장으로 치러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장의 법정 최고기간인 9일장으로 가장 긴 장례를 치렀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국민장, 이승만 전 대통령과 윤보선 전 대통령은 가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정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