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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 이상 체납 2226명 공개 추적

입력 : 2015-11-25 18:38:54 수정 : 2015-11-25 22: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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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홈피에 명단 공개
방산업체 前대표 276억 1위
은닉재산 신고땐 포상금
지난 9월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관들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대구 외곽의 한 전원주택을 급습했다. 양도소득세 9억여원을 내지 않은 서모씨의 재산을 찾기 위해서였다.

서씨는 부동산 경매로 배당받은 거액을 세탁해 현금으로 숨겨 놓은 상태였다. 며칠간 숨죽이며 잠복하다가 수색을 시작한 조사관들은 서씨 부인과 자녀 명의로 된 전원주택 곳곳을 살피다 재래식 가마솥이 놓인 부뚜막 아래 아궁이 안쪽에서 검은 물체를 발견했다. 잿더미 속에서 끄집어낸 가죽가방 안에서 5만원권 등 5억원, 100달러짜리 등 외화 1억원어치의 지폐뭉치가 쏟아져 나왔다.

국세청 직원이 25일 발표한 ‘2015년 고액·상습체납자 2226명 명단’에 오른 한 체납자의 집 재래식 아궁이에서 돈뭉치가 든 가죽가방을 꺼내고 있다.(작은 사진) 이 가방에는 5만원권 등 5억원, 100달러짜리 외화 1억원 등 총 6억원 상당이 들어 있었다.
국세청 제공
소득세 등 수백억원을 체납한 채 서울 성북동의 대저택에서 호화생활을 즐기던 중개업체 대표 이모씨도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이씨가 미국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회사에서 빼돌린 돈으로 주택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한 뒤 주택처분금지가처분 및 소송을 제기해 놓고 현장을 찾았다. 시가 80억원에 달하는 이 저택에서는 와인 저장고에 보관된 고급 와인 1200여병, 명품 가방 30개, 그림 2점, 골프채 2세트, 거북선 모양으로 된 금 장식 등이 발견돼 압류·봉인조치됐다.

국세청이 25일 ‘2015년 세금 고액·상습 체납자’ 2226명을 공개하면서 소개한 일화다. 국세청은 이날 거액의 국세를 체납한 개인 1526명과 법인 700곳을 홈페이지(www.nts.go.kr)와 전국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표했다.

공개 대상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넘은 국세가 5억원 이상인 경우로 총 체납액은 3조7832억원에 달했다. 1인(업체)당 평균 17억원이다.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이 공개됐다. 종전에 공개된 체납자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신규 공개대상자는 작년(2398명)보다 172명 줄었고, 총 체납액도 1년 전(4조1854억원)보다 4022억원 감소했다. 공개 대상 중 체납액의 30% 이상을 이미 내거나 불복청구 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는 제외됐다.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지난 9월 ‘현장수색 집중기간’ 운영 등 체납자의 재산 추적을 강화하고 재산을 숨긴 체납자 137명을 고발했다. 그 결과 1억원 이상 체납자로부터 올 3분기까지 2조3000억원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심달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앞으로도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악의적인 체납자는 고발조치하겠다”며 “성실 납세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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