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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상못한 미군 참전에 당황한 김일성, 소련에 ‘SOS’

관련이슈 극비문서로 본 6·25전쟁 비사

입력 : 2015-12-16 19:56:35 수정 : 2015-12-17 03: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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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문서로 본 6·25전쟁 비사] (하) 한국 파병 美 스미스 부대는 북한 김일성에게 충격을 안긴 미군 참전과 ‘스미스 부대’와의 전투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1950년 6월30일 더글러스 맥아더 극동군사령관은 일본에 있던 미 제24보병사단의 한반도 급파를 지시했다. 이날 맥아더 장군은 한반도 전장 시찰 결과를 미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했다. 그리고 백악관에서는 미 지상군 파병을 언론에 공표했다. 일련의 과정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파병 선발대로 찰스 스미스 중령이 이끄는 24보병사단 21연대 1대대가 결정됐다. 전체 병력은 지원부대까지 포함해 406명으로 주어진 임무는 ‘북한군 남진 지연’이었다.

스미스 부대는 다음날인 7월1일 여섯 대의 C-54 수송기에 나눠 타고 부산에 도착한 뒤 열차편으로 대전으로 이동했다. 부대가 오산 북쪽에 있는 죽미령 일대에 당도한 것은 7월5일 오전 3시 무렵이었다. 방어 진지를 갖추고 주변 지형을 익힐 여유조차 없었다. 그날 아침 소련제 T-34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과 맞닥뜨린 때문이다.

미군이 휴대한 대전차포는 T-34 전차에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스미스 부대는 물러서지 않고 반나절을 고군분투했다. 부대원 중 60명이 전사하고 82명이 포로로 붙잡히는 가운데 부상자가 속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군이 후방을 차단해 포위될 처지에 놓였다. 스미스 중령은 철수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북한군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전사 42명, 부상자 85명과 함께 전차 4대가 파괴되고 2대가 반파됐다.

이날 스미스 부대와 전투를 벌인 상대는 북한군 제105전차사단과 4보병사단이었다. 남진의 선봉을 맡은 최정예부대였다. 반면 스미스 부대원 중 80%가 넘는 인원은 전투를 경험하지 못한 장병들이었다. 주로 일본에 주둔하며 군정과 건설 임무를 수행했다. 요즘으로 치면 평화유지활동을 위한 편제와 훈련체계를 갖추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스미스 부대를 오합지졸로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죽미령 전투’ 이후 수원 이남까지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북한군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전차의 단독 전진이나 속도에 중점을 둔 보병 종대 이동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스미스 부대와 증원된 미 제24보병사단의 저지로 북한군이 대전에 도착한 것은 7월14일이었다. 미군은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고 북한군의 진격을 일주일 동안 저지했다. 이러한 노력은 반격을 위한 토대가 됐다.

맥아더 장군은 스미스 부대의 파병을 일컬어 “일본에서 미국의 소규모 부대들을 (한반도로) 보내는 절망스러운 결정만이 당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었다”며 “그 덕에 한·미 양국 군대가 전선을 재편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북한군의 가장 유리한 이점이었던 속도와 공격 템포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6월26일 테렌티 시티코프 주북한 소련대사는 군사상황 보고에서 북한군의 문제점으로 전투 참모부의 허술한 지휘통제체계와 상하 제대 참모부 간 통신 두절, 참모진의 전투경험 부족 등을 꼽았다. 북한군의 속도전이 한계에 봉착할 것을 예견했다고 할 수 있다.

군사편찬연구소 남정옥 책임연구원은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던 북한군이 미군 참전이란 벽에 부딪히자 크게 놀란 김일성은 7월8일 스탈린에게 친필서신을 보내 작전을 지휘할 소련군 군사고문단 파견을 긴급하게 요청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김일성 친필 서한 번역본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각료회의 대표인 스탈린 동지에게

스탈린 동지께선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한 투쟁에 도저히 측량할 수 없는 큰 도움을 주셨기에, 심심한 사의와 경의를 표하는 것을 받아주시길 청합니다.

우리 민족이 미제국주의자에게서 벗어나도록 조력을 아끼지 않는 스탈린 동지의 충심에 감사드리며, 나는 동지께 25∼35명 정도의 소비에트 무관을 북한 인민군 사령부에서 활용할 수 있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이는 아직 우리 군의 지휘부가 현대적 병력운용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충복, 북한 각료회의 대표

김일성. 평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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