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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머리이식수술' 논문 데이터 확보…올 상반기 발표

입력 : 2016-01-01 06:00:00 수정 : 2016-01-05 13: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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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머리이식수술’ 선언으로 세계를 발칵 뒤집었던 이탈리아 신경외과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가 ‘척수 연결 및 환자의 생존 가능성’ 연구결과 발표를 준비 중이다.

작년 6월, 세계일보와 카나베로 박사의 스카이프 영상 인터뷰를 주선했던 김시윤 박사(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 연구교수)는 지난달 31일 본지에 “카나베로 박사, 중국 하얼빈 대학의 런 샤오핑 박사와 2차 연구결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논문 발표 관련 데이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가 말한 ‘2차 연구’는 척추(경추) 신경 재연결 이후, 환자가 얼마나 살아갈 수 있는지 약간의 기능이 회복할지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머리이식수술의 핵심원리다. 1차 연구는 머리와 척추 신경의 연결 가능성을 점친 수준. 그는 2013년 박사과정 중 카나베로 박사와 인연을 맺은 뒤,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김 박사는 “경추가 완전히 끊겼다가 재연결되더라도 장기간 생존,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라고 연구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통계적 유의성 재확인 및 기전 분석을 위해 추가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 논의 및 발표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발표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김 박사는 “2016년 상반기 중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 머리이식수술에 운명을 맡길 이는 러시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다.

스피리도노프는 척수성근위축증인 ‘베르드니히-호프만병’을 앓고 있다. 척수운동 신경세포 이상으로 근육이 점점 약해져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길어야 30세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리이식수술은 자기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스피리도노프의 지푸라기 잡는 심정, 쏟아지는 비난 앞에서 실력을 입증하겠다는 카나베로 박사의 자신감이 맞아떨어진 결과물인 셈이다.

런 박사는 혈관 문합을 통한 머리이식을 연구 중이다. 그는 수술논란이 한창이던 작년 9월, 동참할 뜻을 밝혀 화제가 됐다. 런 박사는 생쥐 1000마리의 머리이식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프랑켄슈타인 박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발표준비를 위해 미국 시카고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나베로 박사가 집도할 수술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과거 머리이식수술 사례를 살펴보면 스피리도노프가 진짜 새로운 인생을 얻을까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워진다.

지난 1970년,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의 로버트 화이트 박사가 원숭이 머리를 다른 원숭이 몸에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그러나 원숭이의 몸은 거부반응을 일으켰고, 머리를 이식받은 원숭이는 불과 8일 만에 죽었다.

 

작년 6월, 본지와 영상통화 인터뷰 중인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


작년 인터뷰 당시 카나베로 박사는 “수술성공률은 90%에 이를 것”이라며 “환자와 기증자의 머리를 동시에 척수로부터 분리하고, 특수 고분자 소재의 접착물질을 이용해 접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초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카나베로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수술은 이제 현실이 됐다”며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발레리 스피리도노프가 받을 머리이식수술 개요(그래픽=양혜정 기자)


차질없이 수술 준비가 이뤄진다면 세계 의학계에 한 획을 그을 ‘머리이식수술’은 오는 2017년 진행된다. 신경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혈관 전문가, 정형외과 전문의 등 150명 규모의 의료진이 투입된다. 중국 하얼빈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예정된 수술은 시작부터 종료까지 36시간이 예상되며, 수술비용은 130억원에 달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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