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메시가 없다, 왜 그럴까
한국축구가 과연 발전했을까.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답이 나올 것이지만 전체 수준이 높아진 것은 분명 사실이다.
전술적 측면, 공간 이해력, 경험, 노력에 따른 보상 등 등 과거보다 발전했다. 특히 체격은.
하지만 선수 개개인으로 분리해 "공을 잘 차는가"라고 한다면 "글쎄이다".
들인 노력과 비용, 커진 체격 등에 비해 기량 발전속도는 사실 그에 못미친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덩치에 대한 선호이다.
메시같은 천부적 재능을 가진 선수가 한국에 있었다면 어느정도까지 성장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시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메시가 한국땅에서 제대로 자라났을 까 의문이다.
키가 작고 덩치가 왜소하다면 상급학교로 진학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대학 또는 프로라는 성인무대로 진출하려면 메시와 같은 체격의 소유자의 경우 선수, 부모, 학교 감독이 매달리고 또 매달려도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
왜 그럴까.
△1986월드컵 진출이후 선수를 보는 관점이 달라져
한국은 1986년 32년만에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았다.
당시 대표팀 멤버 기량은 역대 최강이었다. 다만 스타일이 다른 상대와의 연습부족과 체력싸움의 열세 등 몇 몇 이유로 신통치 못한 성적을 냈을 뿐이지만 선수 한명 한명의 실력은 대단했다.
이때를 전후해 한국축구는 선수를 선발할 때 체력을 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중학교 선수 중 수비수를 뽑을 때 180cm이하 선수는 아예 쳐다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박경훈(170cm)이나 UFO킥으로 유명한 브라질의 호베르투 카를루스(168cm) 같은 빠르고 탄력있는 측면 수비수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미드필더나 공격수의 경우 수비수보다는 융통성이 있지만 이왕이면 큰 선수를 택하고 있다.
물론 덩치와 키가 크고 발재간마저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렇지만 작은 선수도 잘만 다듬으면 한국축구의 보석이 될 수 있다.
이번 올림픽축구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공수를 조절할 수 있는 꾀와 기량을 가진 게임메이커가 부족하구나는 점을 느꼈다.
초등학교 클럽팀부터 덩치가 작지만 축구 꾀가 있는 꿈나무들에 대해 격려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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